“왜 떨어졌었는지 알게 됐어요” 일대일 취업 꿀팁…은행권 모의면접 ‘후끈’ [머니페스타]
은행 인사부와 면접…피드백·질의응답 호응
“지원 은행 분석 통해 관심 보여야” 조언
[헤럴드경제=금융팀] “금융권 취업을 준비 중인데, 실제 은행 인사 담당자로부터 모의면접을 받을 기회가 있어 좋았다”
“면접 스터디만으로도 도움이 되는데, 은행 인사팀 직원과 직접 만나 대화해 보는 경험은 더 가치가 있었다”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개최된 ‘헤럴드 머니 페스타 2024’에서 진행된 은행 1대1 모의면접장은 은행권 취업을 희망하는 취업준비생들로 활기를 띠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총출동한 이번 모의면접은 사전신청에 각 은행별로 수십명이 몰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일찌감치 모의면접장을 찾은 지원자들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준비해 온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 자료를 들여다보며 면접을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면접을 마친 이들은 대기장 한쪽에서 면접관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정리하며 면접 상황을 복기하기도 했다.
모의면접은 지원자들이 준비해 온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가상면접이 진행됐으며, 면접관들이 면접 내용에 대한 피드백은 물론 채용 준비 과정에 궁금했던 점에 대한 대답을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최근 은행권에서 공개채용 과정이 진행 중인 만큼, 면접 준비에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 은행 공채에서 전역장교 전형에 도전했다는 안신영(26) 씨는 “자기소개와 관련해 질의응답을 진행한 후 장교전형과 일반전형의 차이 등을 물어보고 준비할 때 팁을 얻었다”며 “긴장을 했었는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좋았다.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2차 면접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한 취준생은 “2차 면접을 대비하기 위해 모의면접을 신청했는데,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많은 피드백을 받아 도움이 됐다”며 “최근 시중은행에서 기업금융 부문의 RM(기업 분석·심사) 직무를 맡는 직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사한 뒤 언제부터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물어볼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은행권 취업에 관심이 많은 대학교 3학년 A씨도 “대학에서 부동산학 전공을 하고 있어 금융권 취업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면접을 경험해보고 싶었지만 아직 학생이라 기회가 마땅치 않았는데, 이렇게 모의면접을 보게 돼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 지 감을 잡게 됐다”고 했다.
고등학생 면접자도 있었다. 성남 성일정보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추지우(18)·오예은(17) 씨는 면접 경험을 쌓아보라는 선생님의 추천으로 면접장에 방문했다. 오 씨는 “처음 자기소개서를 써봤는데,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다”면서 “막상 현장에 오니 긴장된다”고 말했다. 추 씨는 “고등학교 3학년으로 취업을 앞두고 있어, 실전 경험을 한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의면접에 참여한 은행들은 은행권 취업 문을 뚫기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료 컨설팅 등을 통해 다듬어진 천편일률적인 대답보다는 진솔한 모습으로 차별화하는 게 낫다”며 “지원한 은행에 대한 분석을 통해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면접관에게 어필하면 좋다”며 “기후금융, 자산관리(WM) 등 은행이 관심 있게 추진하는 업무에 대해 준비할 필요도 있다”고 귀띔했다.
공통적으로는 특화사업 등 각 은행의 강점들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CT분야 취업을 희망한다는 한 면접자에 “본인이 가진 강점도 중요하지만, 하나은행이 강점을 가진 외환 서비스 등과 어떻게 연결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한 면접자에 “최근 은행이 힘을 기울이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유치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사 근무 경험을 가진 모의면접 지원자에게 “다른 회사에서 일한 장점이 신한은행에서 어떻게 발현될 수 있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업무성과를 이끈 사례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각 은행들은 채용 확대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채용(진행·계획 포함, 미정 제외) 규모는 현재까지 1800여명으로, 지낸해에 이어 전 직군에 걸친 대규모 공개채용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면접관의 애정어린 피드백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총 두 군데 은행서 모의면접을 본 김선우(25) 씨는 “이전에 공동채용 박람회 등에서도 모의면접을 경험했는데, 피드백이 자세히 진행돼 어느 곳보다 만족도가 높았다”면서 “질문을 대충 하지 않고 자기소개서에 대해서도 꼼꼼히 조언해 줘, 앞으로 은행 취업 면접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간 은행 채용 과정에서 왜 떨어졌는지 알게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농협은행 면접에서 떨어져 재차 도전할 예정이라는 박모(30) 씨는 “서류에 적은 내용 중 어떤 점이 부족한지 구체적으로 물어볼 수 있어 좋았다”며 “오늘만 은행 세 군데 모의면접을 보며 그간 알고 있던 채용정보가 정확한지 그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 하나은행 IT 분야에 지원했다는 안성재(28) 씨는 “결국 은행원의 업무가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영업 등을 순환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분야에만 집중한 자기소개서가 조금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조언을 바탕으로 취업 전략을 다시 구성할 기회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높은 연봉과 처우를 매력적으로 느껴 면접에 지원한 취준생도 있었다. 하나은행 디지털 직무에 지원한 이모(25)씨는 “금융권이 임금이 높아 업무환경이 만족스러워 매력을 느끼게 됐다”며 “금융학과 컴퓨터공학과를 복수전공했기 때문에 전공과도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임직원이 받은 평균 급여는 6050만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연평균 1억2100만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 주요 대기업보다 높은 수준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각각 5400만원과 4200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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