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첫 PS, 이승엽 결연한 출사표 “지난해 실패 본보기 삼는 것 당연해··· 이제부터가 정말 시작”[WC 1차전]
“포스트시즌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두산 베어스가 1년을 잘 보냈는지 판단이 설 것”
취임 2년 차 두산 이승엽 감독이 2번째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2일 잠실에서 KT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실패를 본보기로 삼는 건 당연하다”면서 “이제부터가 정말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 감독은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올랐지만, 창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NC에 패해 시즌을 마쳤다. 잠실에서 치르는 포스트시즌은 처음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나 스태프나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올 시즌은 역대급으로 관중들이 많았다. 많은 관중 앞에 빅게임도 여러 번 치른 만큼 포스트시즌 경기라고 선수들이 특별히 긴장하거나 주눅 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들 가진 능력을 열심히 발휘해 준다면 좋은 결과 나올 거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날 선발로 에이스 곽빈을 낸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1차전 선발로 나갔지만, 3.2이닝 5실점으로 고전했다. 선수 본인이 다른 모습을 벼르고 있고, 감독의 신뢰도 두텁다. 이 감독은 “컨디션 등에 따라 빠른 교체도 생각하겠지만 그건 최악의 경우”라며 “(곽)빈이가 5~6이닝 던져주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KT 상대로 정규시즌처럼 좋은 피칭할 수 있도록 잘 서포트하겠다”고 말했다. 곽빈은 이번 시즌 KT전 6차례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을 기록했다.
예상대로 주전 포수 양의지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쇄골 통증이 남아있어 타격이 어려운 상태다. 이 감독은 “70~80%만 돼도 나갈 텐데 그 정도도 안된다”면서 “스윙 연습도 봤지만, 좋아지고는 있다. 상황을 봐야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상황에 따라 경기 후반 포수 수비로 투입하는 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이 감독은 정수빈(중견)-김재호(유격)-제러드 영(좌익)-김재환(지명)-양석환(1루)-강승호(2루)-허경민(3루)-김기연(포수)-조수행(우익)으로 라인업을 짰다. 정수빈, 김재호로 구성한 테이블세터진에 기대가 크다. 이 감독은 “선취점을 내면 홈팀 이점을 살려 확실히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이라며 “(정)수빈이가 워낙 출루 능력이 좋다. (김)재호를 2번으로 넣은 건 작전뿐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선수다. 선취점의 중요성은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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