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하자’ 발견했지만…문체부 “홍명보 감독 선임 무효 어려워, KFA 자율적 판단 기대”

[골닷컴] 이정빈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KFA) 관련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진행했다. 문체부는 홍명보 감독 선임을 법적으로 무효할 수 없고, KFA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체부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KFA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사항을 포함해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과 철회,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익금 실행 등 KFA 관련 각종 사태 감사를 시행했다.

브리핑에 나선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우선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을 전했다. 최 감사관은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포함 최종 후보 2명과 최종 면접을 진행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규정에 따르면,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 그런데 당시 위원들은 처음부터 배제되어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을 포함해 1, 2순위 후보자와 2차 최종 면접은 회장 요청으로 직접 진행했다. 축구협회는 회장의 권한을 문제 삼기 전까지 언론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 복수 외국인 감독을 상대로 1, 2차 화상 회의 진행했다고 했다”라며 “그런데 2차 면접 주체를 문제 삼자, 말을 바꿔 회장이 1, 2순위 후보자와 미팅한 건 면접과 후보자 선정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서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드러난 KFA는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면서도 매끄럽지 못했다. 최 감사관은 “규정상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 3명에 대해 면접을 진행하고 우선순위를 정해서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라며 “총괄 이사는 전강위 구성원도 아니고 전강위원장 권한을 위촉받은 바도 없다”라고 알렸다.

곧바로 “6월 30일 전강위 온라인 임시 회의에서 위원들로부터 감독 추천 권한을 위임받은 것도 아니라서 국가대표팀 규정상 권한이 없다. 그런데도 감독 선임 권한도 없는 회장과 부회장으로부터 권한을 받고, 후속 조치 이행 지시를 받았다는 이유로 선임 과정에 관여했다. 면접 과정도 불공정, 불투명했다”라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7월 5일에 있었던 이임생 총괄이사와 홍명보 감독 후보인과 대면 면접 과정은 다른 외국인 감독과는 달랐다. 사전 질문지와 참관인 없이 단독으로 장시간 기다렸고,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도중 감독직을 요청하는 등 상식적인 과정으로 보기 힘들다. 독대한 상황에서 면접이 이뤄졌는지 알 수도 없다”라고 의문을 표명했다.

다만 이러한 하자에도 홍명보 감독이 법적 처분을 받아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둘 가능성이 적다고 전했다. 최 감사관은 브리핑 후 질의응답에서 홍 감독 선임이 법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는지 질문받자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홍 감독과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감사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토론을 통해 결정된 사안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축구협회의 독립성이 존중받아야 한다. 축구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의 여론과 상식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절차적 흠을 바로잡을 방법은 축구협회 내부에 있을 수 있다. 문체부가 특정한 방법을 제시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