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보통의 가족'서 생각보다 나이들어 보여 놀라" [인터뷰]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배우 장동건은 90년대를 풍미했던 꽃미남 청춘스타였다. 오랜 기간 그의 이름은 잘생김의 고유명사처럼 쓰였고, 지금도 그렇다. 어느덧 지천명의 나이가 된 장동건의 얼굴엔 세월이 준 자연스러운 주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름져도 잘생긴 외모는 여전했다.
장동건은 확실히 화면보다 실물이 압도적이다. 실제로 장동건을 마주하니 고화질 화면에 주름이 오히려 부각된 듯 보였다. 현재 장동건을 검색하면 노화가 연관검색어로 뜨는데, 불편할 수 있는 단어지만 장동건은 오히려 반색했다. 이런 모습이 오히려 작품에 신선함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재규 역으로 출연한 영화 '보통의 가족'(감독 허진호) 개봉을 앞둔 장동건은 작품 속 자신의 모습에 놀랐다. 오랜만에 분장 없이 출연한 작품이라 자신의 얼굴이 적나라하게 담겼기 때문이다.
"현실에 발붙인 인물을 연기한 적이 거의 없었어요. 그간 특수 직업이나 판타지물을 많이 했죠. 전작에서도 분장하고 가발 쓰고 나와요. '보통의 가족' 첫 테이크를 찍고 모니터를 확인했는데 깜짝 놀랐어요. '이게 나라고?' 할 정도로 제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나이가 들어 보이는 거예요. 나이 든 저의 모습이 낯설었어요. 그런데 연기하는 입장에서 그런 제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농담으로 김희애 선배한테 '(설)경구 형보다 제가 더 형처럼 보이지 않아요?'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외모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연기했어요. 예전엔 외모가 저의 큰 무기라고도 생각했고 족쇄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지금은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보통의 가족'은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두 형제 부부가 자식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웰메이드 서스펜스물이다. 네 등장인물은 아이들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보통의 삶에서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린다. 장동건은 극 중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자상한 소아과 의사 재규를 연기한다.
"대본을 보고 이 작품에 매력을 느낀 지점이 현실성이었어요. 영화 소개에는 재규가 원리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이들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상한 의사라고 적혀있잖아요. 그런데 막상 작품을 보면 그 설명을 넘어 다른 내포가 있는 영화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많겠다 싶었어요. 또 재미는 있지만 힘든 작업일 거라고 각오했어요. '위험한 관계'를 같이 찍으면서 허진호 감독의 작업 스타일을 이미 경험해 봤으니까(웃음)."
재규는 '보통의 가족'에서 가장 큰 반전을 주는 인물이다. 부모 중 감정 흐름이 가장 동적으로 변화한다. 장동건은 캐릭터와의 오롯한 체화를 이루기 위해 고민과 생각을 거듭했다. 그의 입에서 재규에 대한 설명이 끝도 없이 이어졌는데, 캐릭터 분석에 대한 그간 노력이 다 느껴질 정도였다.
"다른 등장인물들은 감정의 흐름이 좀 더 명확하잖아요. 그런데 재규는 그런 것들이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는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변화해요. 재규는 돈만 좇는 형 재완(설경구)보다 도덕적으로 우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인물인데 마음속으로는 마지막에 보여줬던 행동이 본 모습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재규가 혼자 밥을 먹다가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는 장면이 있어요. 그동안은 선택지가 없는 딜레마였다면 그 순간부터 선택지가 있는 딜레마를 접하게 되면서 본능을 따라간 것 같아요."

장동건은 실제로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때문에 영화를 찍으면서 부모의 책임에 대해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많이 던졌다.
"실제로 영화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저는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배우들끼리도 촬영 텀마다 '진짜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할 것 같아?'라고 물었는데 아무도 명확한 답을 못하더라고요. 사실 정답은 알고 있잖아요. 그럼에도 부모이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죠. 실제 내 자식이라고 생각했을 때 답답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일 거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실제 자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두 자녀가 처음 유치원을 가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그는 아이들에게 권위를 내세우기보다는 친구 같은 아빠다.
"친구 같은 아빠가 유행했을 때 저는 아빠는 친구 같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 주의였어요. 지금은 다 무너졌죠. 권위 없이 아이들과 친구같이 지내요. 지금 모습이 나쁘지 않아요. 아이들과의 관계도 마음에 들고 좋아요. 두 아이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 편이에요. 큰 애가 중학교 2학년이고 둘째가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저는 그 나이였을 때가 다 기억나는데 부모님이 그때 해주신 쓴소리들이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이들은 타고난 성향에 따라 받아들이는 게 다르거든요."
아버지 장동건의 이야기마저 스스럼없이 꺼내게 만들어준 '보통의 가족'은 그에게 전환점 같은 작품이다. 현실에 발불인 캐릭터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됐고, 더한 결의를 다지게 했다. 장동건은 '보통의 가족'을 자신 있게 추천하며 "관객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영화를 찍고 나서 부족하다는 느낌이 받으면 홍보하는 자리가 좀 불편해요. 거짓말을 해야 하니까.(웃음) 그런 점에 있어서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이에요. 좋은 평가에 흥행까지 더해지면 영화의 다양성을 넓히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심스틸러' 박서준이 기술 제대로 쓴 '경성크리처2' - 아이즈(ize)
-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 준수했다" 축구협회, 10차 회의록 전격 공개 - 아이즈(ize)
- 40-40 도전 마친 김도영, 홈런 안 나온 일주일서 또 배웠다 - 아이즈(ize)
- 송중기·정우→홍경까지, 개봉 전 BIFF서 즐기는 韓영화 - 아이즈(ize)
- '가왕’(歌王) 조용필의 귀환을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 - 아이즈(ize)
- 완전체로 돌아오는 있지, 쇠뿔도 단김에 빼는 에스파 - 아이즈(ize)
- '굿파트너' 김준한, 배우로 살아가는 또 다른 삶 [인터뷰] - 아이즈(ize)
- ‘킹키부츠’, 김치 먹고 쑥쑥 자란 10년 [리뷰] - 아이즈(ize)
- 홍명보호 2기에 ‘젊은 유럽파’ 선수들이 확 늘어난 이유 - 아이즈(ize)
- 장원영X성한빈, 'AAA 2024' MC 발탁 - 아이즈(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