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이임생, 홍명보 추천 권한 없었다...클린스만 때도 절차 위반”

김영준 기자 2024. 10. 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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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3, 4차전 출전 명단을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과 절차를 위반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축구협회가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2일 “축구협회에 대한 감독 부처로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29일부터 감사를 진행해왔다”며 이 같은 감사 결과를 내놨다.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등 여러 사안에 대해서 감사를 진행해 이달 말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감사는 지난달 국회 현안질의가 진행될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이라 중간 발표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고, 면접 과정도 불투명하고 불공정했다”며 “감독을 내정 발표한 후 이사회 선임 절차는 형식적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축구협회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을 담당하는 전력강화위원회의 정해성 위원장이 10차 회의를 끝으로 사임하자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에게 이후 절차를 위임했다. 10차 회의에서 추려진 1·2·3순위 후보인 홍명보,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을 이 이사가 면접한 뒤 홍 감독을 선임했으며, 이사회 의결까지 정당하게 받았다는 게 축구협회 입장이다.

그러나 문체부는 “이 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의 구성원이 아니고 감독 추천 권한이 없었다”며 “7월 5일에 있었던 이 이사와 홍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과정은 다른 감독 후보자의 대면 면접 상황과 달랐다”고 했다. 문체부는 “홍 감독 면접은 사전 인터뷰 질문지도 없고, 참관인 없이 이 이사 단독으로,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진행했으며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하고 요청했다”고 했다.

문체부는 또 정해성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하기 전인 6월 27일 정몽규 회장에게 홍 감독을 1순위로 후보자 3명을 보고했는데, 그 당시 정 위원장은 홍 감독과는 어떠한 면접도 진행하지 않은 채 1순위로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이사회 의결 과정에 대해서도 “이사 일부가 ‘이사회 서면 결의가 단순 요식행위에 가부 판정으로 의견을 낸다는 것에 유감’이라는 의견을 냈고, 정식 이사회 회부 요청도 있었으나 의결정족수에 따라 홍 감독 선임 안건이 최종 의결됐다”고 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자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그 내용이 거짓임이 드러나자 말을 바꿨다고도 지적했다. 축구협회가 당초 “이 이사가 6월 30일 전력강화위 온라인 임시회의에서 위원 5명으로부터 후속 절차 진행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보도자료를 냈는데, 감사과정에서 감독 추천 최종 권한을 위임 받은 게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자 답변서를 통해 “6월 30일 임시 회의는 감독 결정 권한을 특정인에게 위임할 수 있는 정식적인 회의로 인정할 아무런 규정상 근거가 없으며 감독 선임에 대한 전력강화위원회의 기능은 이미 10차 회의 때 정해성 위원장에게 추천 권한을 위임하는 것으로 종료된 것”이라고 입장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또, 문체부는 “축구협회는 정해성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해당 역할을 이임생 이사에게 맡긴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감사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협회에 이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문체부는 홍 감독 이전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서도 “당시 전력강화위가 구성되기도 전에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에이전트를 선임해 후보자 20여명을 접촉하는 등 처음부터 전력강화위원들을 배제한 채 선임 절차를 추진했다”며 “최종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한 2차(최종) 면접을 전력강화위원장이 아닌 정몽규 회장이 직접 진행했으며, 이사회 선임 절차도 누락했다”고 했다.

한편 문체부는 “축구협회는 이번 감사 지적 사항에 대해 ‘클린스만 감독 이사회 선임 절차 누락’ 사항을 제외하고는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변서를 보냈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지도자 자격관리 등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감사 결과를 종합해 10월 말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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