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구위’ 조병현 쓰지도 못하고 패한 SSG, 그래서 더 아쉬운 PS 탈락[스경x현장]

배재흥 기자 2024. 10. 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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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1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5위 결정전 8회말 KT 로하스에게 역전 3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SSG는 올시즌 2002년생 젊은 마무리 조병현의 활약으로 뒷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조병현은 첫 번째 풀타임 시즌인 올해 76경기(73이닝) 4승6패 12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 3.58을 기록했다. 베테랑 노경은과 함께 올해 SSG 불펜을 떠받친 영건이다.

특히 치열한 5위 싸움이 벌어지던 지난달엔 무적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9월 1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8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13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피안타는 단 1개였다. 탈삼진은 18개로, 타자들은 조병현의 공을 콘택트하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그 정도로 날카로운 공을 던졌다.

하지만 가을야구가 걸린 5위 결정전에서 조병현은 팀이 역전패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SSG는 지난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단판 타이브레이커에서 3-4로 졌다. SSG는 8회초까지 KT를 3-1로 앞섰다. 아웃 카운트 6개만 잡으면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SSG 마무리 투수 조병현. SSG 랜더스 제공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SSG의 부푼 꿈은 물거품이 됐다. SSG는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2-1로 리드하던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노경은은 아웃 카운트 3개를 깔끔하게 잡았다. 여기까진 이숭용 SSG 감독 구상대로였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엘리아스를 가능한 한 길게 쓰고, 타이밍을 봐서 노경은을 붙이겠다고 이야기했다. 노경은의 컨디션이 괜찮으면 2이닝까지 맡긴 뒤, 그 후엔 조병현을 올릴 생각이었다. 계획이 꼬이면 이날 2군에서 콜업한 이로운도 활용할 예정이었다. 이 감독은 “순리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미출전 명단에 포함하진 않았지만, ‘불펜 김광현’ 카드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김광현은 지난달 28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97구를 던졌다. 이 감독도 “(김)광현이를 투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짚었다.

3-1로 앞선 8회말, 노경은이 선두 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SSG는 김광현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필승조 문승원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노경은과 조병현 사이를 김광현으로 잇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대타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은 뒤, 멜 로하스 주니어에겐 역전 3점포까지 얻어맞았다. 정규시즌에선 로하스를 10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었던 김광현이지만, 3구째 체인지업이 실투성으로 밋밋하게 들어갔고 로하스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뼈아픈 한 방을 내준 김광현은 고개를 떨궜다.

지난 1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5위 결정전 9회초 대타로 출전한 추신수. SSG 랜더스 제공



SSG는 9회초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오태곤이 1사에서 KT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SSG는 정현승 타석에서 추신수를 대타로 기용했다.

어깨 부상 여파로 지난달 10일 인천 한화전 이후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다가, 30일 인천 키움전 막판 점수 차가 벌어져 은퇴 전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타석에 섰던 추신수는 하루 뒤 팀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순간 대타로 활용됐다.

이 감독은 경기 전 “타격 훈련하는 것을 봤는데 어제(키움전)보다 좋아졌다”며 “써야 할 타이밍이 있을 것 같아서 대타 활용 여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고, 최근 훈련량이 부족했던 추신수는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연이어 아쉬운 선택을 한 SSG는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원하지 않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수원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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