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예스 202안타 신기록'에 가린 윌커슨의 최다이닝 1위...내년에도 '사직예수' 볼 수 있을까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올 시즌 보여준 기량은 충분히 합격점이다. 하지만 불안요소가 존재한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사직예수' 애런 윌커슨(35)이 2025시즌에도 KBO리그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윌커슨은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고승민의 투런포와 레이예스의 2안타 2타점 활약을 앞세운 롯데는 5-1로 NC를 꺾고 7위로 2024시즌을 마쳤다. 윌커슨은 시즌 12승(8패)을 수확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올 시즌 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유일하게 32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윌커슨은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며 90구로 7이닝을 소화했다.
1회 2사 후 박민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도루를 허용해 득점권 위기를 맞은 윌커슨은 흔들림 없이 맷 데이비슨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윌커슨은 3회 김형준과 박시원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무사 1, 2루에 몰렸으나 견제사 2개(포수 1개, 투수 1개)와 땅볼 하나로 3개의 아웃카운트를 순식간에 지웠다.
4회에는 2사 후 데이비슨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김휘집을 1구 만에 좌익수 뜬공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5회 초 롯데 타선은 2점을 뽑아 윌커슨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다. 5회 말 선두타자 서호철에게 안타를 맞은 윌커슨은 뜬공과 땅볼 2개로 이닝을 정리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 삼자범퇴 이닝을 가져간 윌커슨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데이비슨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린 윌커슨은 김휘집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 상황을 자초했다.
흔들림은 있었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김한별의 보내기 번트 때 타구가 뜬 것을 포수 서동욱이 잡아 1아웃을 올렸고, 스타트를 끊었던 2루 주자 데이비슨이 귀루하지 못해 2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단 1구로 2개의 아웃을 잡은 윌커슨은 2사 1루에서 김성욱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7이닝 무실점 투구를 완성했다.
이날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02안타)을 세운 빅터 레이예스에 가렸지만, 윌커슨도 충분히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마지막 등판에서 7이닝을 추가한 윌커슨은 키움 히어로즈 아리엘 후라도(190⅓이닝)을 제치고 최다 이닝 부문 1위(196⅔이닝)에 등극했다. 다승 공동 7위, 탈삼진 5위(167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5위(1.21), 퀄리티 스타트(QS) 횟수 4위(18회) 등 여러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선수로 롯데에 합류한 윌커슨은 후반기 13경기(79⅔이닝)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단숨에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등판한 모든 경기에서 최소 5이닝 이상을 소화했고, 탈삼진 81개(9이닝당 9.15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20개(9이닝당 2.26개)밖에 내주지 않는 안정감을 뽐냈다.
롯데는 별다른 고민 없이 윌커슨과 총액 95만 달러(약 12억 5천만 원)에 재계약하며 2024시즌도 동행했다. 시즌 초반 허리 통증 여파로 다소 부진하며 4월까지 1승 3패 평균자책점 5.12로 아쉬움을 남긴 윌커슨은 5월 3승 2패 평균자책점 2.43으로 살아나더니 6월 완봉승을 포함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완벽하게 반등했다.
전반기를 18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3.48로 마친 윌커슨은 후반기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닝 소화력은 꾸준했으나 난타를 당하는 일이 잦았고, 호투와 부진을 오락가락하는 기복도 커졌다. 결국 후반기 14경기서 윌커슨은 4승 2패 평균자책점 4.34로 전반기에 비해 많이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전체 성적을 놓고 봤을 때 윌커슨은 충분히 재계약을 고려할 만하다.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 압도적인 볼넷 억제력(9이닝당 1.24개, 역대 6위) 등의 장점이 돋보인다. 리그 최정상급의 에이스는 아니지만 2선발로서는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나이'다. 2025년 만 36세 시즌을 맞게 되는 윌커슨은 언제 에이징 커브가 찾아온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올해 역시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피안타율이 급격히 상승한 부분도 우려스럽다. 지난해에 비해 9이닝당 볼넷은 감소(2.26→1.24)했지만, 피안타율은 0.223에서 0.270으로 크게 올랐다. '볼넷을 주느니 홈런을 맞겠다'라는 신조를 지닌 윌커슨의 공격적인 투구가 타자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집중타를 허용하는 결과로 연결되는 일이 많아졌다.
다음 시즌 도입 예정인 피치클락도 불안요소다. 윌커슨은 KBO리그 입성 당시 트리플A에서 로봇 심판, 피치클락 등 새로운 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으며 한국에서 '리얼 베이스볼'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시즌 도입된 ABS에는 큰 어려움 없이 적응했지만, 시범 운영된 피치클락은 개막전에서 8차례나 위반하는 등 적응에 애를 먹기도 했다.
롯데는 윌커슨과 찰리 반즈, 레이예스 외국인 삼총사의 역대급 활약 덕분에 올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세 선수 모두 충분히 재계약을 추진할 만한 성적을 거뒀지만, 반즈와 레이예스에 비해 윌커슨은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과연 '사직예수'가 다음 시즌에도 트레이드 마크인 긴 머리를 휘날리며 롯데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는 이닝 이터로 활약을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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