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루에 헌법소원 2건씩"...단 3명이 매년 760건 남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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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사이 제기된 헌법소원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3800여건을 개인 단 3명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극소수의 헌법소원 남용으로 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이 제때 헌법재판을 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 기간 헌법재판소에 제기된 헌법소원은 1만4028건인데, 이 3명이 낸 헌법소원이 무려 3812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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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사이 제기된 헌법소원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3800여건을 개인 단 3명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극소수의 헌법소원 남용으로 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이 제때 헌법재판을 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나 법률로 기본권이 침해됐을 때 국민이 권리구제를 위해 제기하는 헌법재판이다.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경기 이천시)에게 헌법재판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헌법소원청구를 남발한 상위 3명(권모씨, 서모씨, 이모씨)이 전체 헌법소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2%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헌법재판소에 제기된 헌법소원은 1만4028건인데, 이 3명이 낸 헌법소원이 무려 3812건에 달했다. 이들은 한 해 평균 762건, 하루 평균 2건의 헌법소원을 내고 있다.
하지만 이 기간 중 3명이 낸 헌법소원(1만4028건)이 본안심판에 회부된 건은 고작 2건으로, 본인이 직접 취하한 경우가 1건, 나머지는 모두 각하될 정도로 이유가 없는 헌법소원들이 대부분이었다. 헌법소원 중 재판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진 못한 경우 부적법 각하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1436건으로 가장 많은 헌법소원을 낸 권씨(서울에 거주하는 60대 여성)는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정당한 재심 사유 주장없이 반복적으로 묻지마 헌법소원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1192건의 헌법소원을 내 '헌법소원 다수청구자 2위'인 서씨(서울에 거주하는 60대 남성)는 법원에 판사기피 신청을 하고 해당 기피신청이 터무니 없어 기각되면 판결문에서 기각 사유가 적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반복해서 내고 있다. 민사소송법 제224조 제1항에 따르면 판사가 기각 사유를 생략할 수 있음에도 이같이 반복적 헌법소원을 내는 것이다.
헌법소원 남소자들로 다수의 선량한 국민들의 헌법재판 청구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9년 헌법재판소 심판사건 평균 처리기간은 1년5개월이었으나 2023년에는 2년3개월로 2019년 대비 10개월이나 지연되고 있고, 미제사건도 같은 기간 1113건에서 1604건으로 44.1%나 늘었다. 몇몇 사람들의 헌법소원 독점으로 적시에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제때 판결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서씨의 경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549건의 국선대리인 신청을 했는데, 이는 전체 국선대리인 신청의 10%에 해당한다. 헌법소원 남소자가 국선대리인 신청까지 점령해 국선대리인이 절실한 다른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재판소는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경제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국선대리인을 선임해 주고 있다.
묻지마 남소를 제재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는 전자헌법재판센터의 사용자등록이 심판절차 지연이나 권리 남용 등 본래의 용도와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 등록사용자의 사용을 정지하거나 사용자등록을 말소할 수 있는 근거를 2022년 신설했지만, 사용자등록이 말소·정지돼도 우편·방문 접수를 막을 수는 없다.
헌재 관계자는 "저희가 어떤 분을 지정해 헌법소원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어서 한 분이 100건을 내든 1000건을 내든 다 심사해서 절차대로 하게 돼있다"며 "각 사건에 헌법소원 심판 청구 번호가 부여돼 재판관별로 배당되고 각하결정문이 하나씩 생성된다. 동일한 내용이 10건 접수돼도 사건번호는 개별적으로 생성된다"고 했다.
송석준 의원은 "사건접수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상담 진행과 더불어 다양한 매체를 통한 홍보, 제도적 정비를 통해 남소를 적극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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