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가고 '태영' 돌아온다…코스피 건설업 지각변동

김평화 기자 2024. 10. 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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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9조원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운명이 11일 결정된다. 이날 산업은행은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워크아웃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 채권금융사 75%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산업은행은 서면으로 워크아웃 개시 결의를 받을 예정으로 12일께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사진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2024.01.11.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

코스피(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신세계건설이 상장폐지를 추진중인 반면, 거래중지중인 태영건설은 거래재개를 추진할 방침이다.

서로 다른 방향을 택했지만 공통점은 건설업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발 자금경색을 겪은 두 건설사가 각각의 방식으로 자구책을 펼치면서 경영정상화를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 대주주인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을 공개매수하고 자진 상폐를 추진한다. 신세계건설과 이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총 30일간 신세계건설 기명식 보통주식 212만661주(발행주식 총수의 27.33%)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현재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70.46%, 신세계건설은 자사주 지분 2.21%를 보유중이다. 나머지 주식을 모두 사들인 뒤 자발적으로 상장폐지를 하겠다는 뜻이다.

공개매수가격은 1주당 1만8300원으로 잡았다. 이는 이사회 의결 전날인 지난달 26일 종가(15만370원) 대비 19% 정도 높은 가격이다. 최근 52주(1년) 최고가 수준이기도 하다.

신세계건설이 자발적 상장폐지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신속한 사업구조 개편이다. 대주주의 책임경영 강화 측면도 있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100%를 확보해 △효율적 경영 의사결정 체제 구축 △사업구조 재편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수립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1조원 이상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왔다. 상폐 이후에는 부실 사업장 정리 작업 등 본격적 구조개편에 나설 전망이다.

반면 워크아웃을 진행중인 태영건설은 코스피 거래 재개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태영건설은 2023년도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 바 있다. 하지만 이후 6개월 만에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을 받아 주식거래 재개 발판을 마련했다.

태영건설은 재감사를 통해 2023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적정' 의견을 받았고, 자본잠식 해소를 입증하는 감사보고서도 받아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어 주식 거래 적격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시에 따르면 2024년 반기 말 별도 기준 태영건설 자산 총계는 감사 전 3조3841억원에서 6285억원이 감소한 2조7556억원, 부채 총계는 감사 전 3조185억원에서 6677억원이 감소한 2조3508억원, 자본총계는 감사 전 3656억원에서 392억원 증가한 4048억원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기존의 자산손상에 해당되는 충당부채를 실제 자산계정의 손상으로 대체하면서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감소했다"며 "60개 현장에서 자산충당부채가 2023년 말 당시와 비교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태영건설은 PF사업장을 적극적으로 정리했다. 지난달 26일 최대 규모의 PF 건설 사업장인 마곡 CP4 원그로브를 준공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외에도 시행사에 출자한 지분은 매각 방식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일부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 사업장은 청산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다가서고 있다.

태영건설은 주식거래 정지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고, 상장폐지 사유 해소 방안을 포함한 개선계획서를 제출해 2025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기업개선계획에 따라 출자전환과 영구채 발행에 나섰고 올해 상반기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했다. 또한 2023년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를 진행해 이번에는 '적정' 의견을 받았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번 적정 의견 감사보고서 제출로 계속 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됐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주식 거래재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티와이홀딩스는 그룹 차원에서 알짜 계열사인 에코비트의 매각을 성사시켰으며 태영건설은 여의도 사옥과 루나엑스 골프장 등 주요 자산 매각을 추진중이다. 또 광명역세권의 프라임급 오피스와 테이크 호텔 등 보유자산 매각 논의를 진행하는 등 당초 채권단과 약정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기업개선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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