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나유키, "센터코트 출전할 수 있어 너무 고맙다" [ITF 홍종문컵 국제주니어]

박성진 2024. 10. 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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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키 가쿠(사진/ITF 홍종문컵 주니어대회 조직위)

주니어 그랜드슬램 출전은 한국 선수들만의 꿈은 아닌가 보다. 이번 ITF 홍종문컵 국제주니어테니스투어대회(이하 ITF 홍종문컵 국제주니어)에 출전한 일본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은 남자단식 나유키 가쿠(507위) 또한 내년 주니어 호주오픈(1월) 출전을 목표로 강행군 중이다. 내년이 마지막 주니어 시즌인 나유키는 최근 3주 사이 주니어 세계랭킹을 470위 점프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나유키는 지난 8월까지 소위 '별 볼일 없는' 선수였다. 지난 6월, ITF 국제주니어대회 최하위 등급(J30)이었던 말레이시아 페낭 대회 우승이 그를 가장 대표하는 타이틀이었다. J100~J200 등급의 중위권 대회는 예선조차 통과할 수 없었다.

그런 나유키가 이번 9월부터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말레이시아 쿠칭 대회(J100) 4강에 이어, 지난 주 안동 대회(J100)에서는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두 대회에서만 96점의 랭킹포인트를 쓸어 담으며 기존 977위에서 이번 주 507위가 됐다. 이번 대회 엔트리 신청 때와는 상전벽해 수준으로 결국 6번 시드까지 받아냈다.

나유키는 1일 열린 대회 1회전에서 장준서(동래중)에 2-6 7-6(4) 6-2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는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열렸다. 나유키는 일본 주니어 선수 최초로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공식 경기를 치른 선수가 됐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라고 말을 시작한 나유키는 "센터코트에서 경기한 것은 처음이다. 사람들이 나만 쳐다본다는 압박감이 들었다. 하지만 내 스스로 그것을 극복해 (역전승을 해) 정말 기뻤다. 이런 멋진 경험을 준 이번 대회에 정말 감사하다"고 경기 후 말했다.

또한 본인의 상승세에 대해 "주니어 호주오픈 출전이라는 큰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나유키는 "이번 대회도 중요하고, 다음주 일본 가와구치대회(J100)에 출전한 뒤, 다다음주 완주대회(J300)에도 출전할 것이다"라며 강행군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주니어 호주오픈에서는 사카모토 레이가 일본 선수 최초로 주니어 호주오픈 단식 타이틀을 차지했다. 나유키는 사카모토의 영광을 재현해낼 수 있을까. 한국의 어린 선수들과 계속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나유키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

아래는 나유키 가쿠 인터뷰 전문

Q. 한국은 이번이 처음인가?
A. 그렇다. 누나는 작년에 ITF 안동과 ITF 춘천대회에 출전했었다. 나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다.

Q. 누나라면 나유키 세리를 말하는 것인가?
A. 그렇다. 누나를 기억하는가?

Q. 작년에 춘천에서 일본 선수 3~4명과 항상 훈련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러고 보니 조금 닮은 것 같은데?
A. (웃으면서) 아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기도 하는데, 나는 별로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Q. 자, 한국 서울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처음으로 경기한 일본 주니어 선수가 됐다. 소감은?
A.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예전에는 원형 경기장에서 경기한 적이 없다. 센터코트에서 경기한 것은 처음이다. 사람들이 나만 쳐다본다는 압박감이 들었다. 하지만 내 스스로 그것을 극복해 정말 기뻤다. 이런 멋진 경험을 준 이번 대회에 정말 감사하다.

Q. 안동에서 오늘 경기 상대였던 장준서의 경기를 봤었나?
A. 한 경기 본 것 같다. 네 살 어린 선수인데 정말 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어린 선수들과 하면 부담이 되는가?
A. 그렇기는 한데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Q. 올해 9월부터 성적이 매우 좋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A. 여름에 일본에서 상위권 선수와 같이 훈련한 것이 큰 효과를 보는 것 같다. 타바타 료(125위)라고 아는가?

Q. 올해 주니어 호주오픈에서 김장준과 경기했었던 선수로 기억한다(기자 주_1회전 김장준 승_5-7 6-2 7-6(10))
A. 맞다. 이번에 타바타와 연습하고 경기하며 실력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 강한 선수를 상대하는 것이 확실히 도움된다.

Q. 말레이시아 쿠칭 > 안동 > 서울의 일정이 계속되고 있다. 체력적으로는 괜찮은지?
A. 정말 힘들다(웃음). 

Q. 한국에서는 무슨 음식을 먹으면서 회복하고 있는가?
A. 고기 좋아한다. 돼지고기 맛있다. 

Q. 다음 대회 일정은?
A. 일본으로 돌아가 가와구치대회에 출전한다. 그리고 완주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랭킹을 끌어 올릴 것이다.

Q. 내년 주니어 호주오픈 출전을 노리고 있는건가?
A. 그렇다. 큰 꿈이 생겼다. 그러기 위해 올해 200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재 507위이기 때문에 J100, J200 등급 대회에서 최대한 많은 랭킹포인트를 벌어야 한다.

Q. 어떤 선수를 가장 좋아하고 닮고 싶나.
A. 야닉 시너(이탈리아)를 가장 좋아한다. 기술적인 부분도 그렇지만 코트 내에서의 신사적인 태도를 가장 닮고 싶다. 그래서 나도 코트에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임하려 하고, 화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Q.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사카모토 레이가 우승했다. 그와 친분이 있는가?
A. 6년 전, 트레이닝 캠프에서 같이 훈련한 적 있다. 그때도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어 기뻤다. 이후에는 따로 교류가 없다.

Q. 인터뷰 시간을 내줘 고맙다. 앞으로도 큰 행운을 빈다.
A. 고맙다. 감사합니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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