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무형 경제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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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날마다 들린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의 경제적 대실망은, 경제는 무형 자산화하는 데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해 무형 자산 투자가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진단한다.
이 상황에서 저자들은 무형 경제를 리부트할 네 가지 제도 개혁안을 제시한다.
무형 경제에 맞는 제도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설득하고, 이 제도를 실행할 수 있는 정부의 능력이 중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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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 경제를 왜 리부트 해야 하는가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조너선 해스컬·스티언 웨스틀레이크 지음, 조미현 옮김 / 에코리브르 / 368쪽 / 2만 2000원)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날마다 들린다. 이는 먹고 사는 문제가 얼마나 중대한지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의 먹거리를 마련할 것인가? 조너선 해스컬과 스티언 웨스틀레이크는 이 질문의 답을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에 담아냈다. 이들은 새로운 경제에 맞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영국 경제 정책 수립의 최전선에 선 저자들은 경험에 근거한 사례와 함께 무형 경제 시대의 제도적 해법을 제시한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의 경제적 대실망은, 경제는 무형 자산화하는 데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해 무형 자산 투자가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진단한다. 무형 경제를 향한 변화는 나무통 속 포도즙이 와인이 되는 과정과 같다고 설명한다. 포도즙의 당분을 효모균이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로 다 분해하고 나면 더 이상 포도즙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무형 자산 증가로 변화한 경제는 예전의 경제가 아니다. 부흥을 꿈꾸며 철 지난 제도를 적용해도 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다.
무형 경제는 소프트웨어, 데이터, 연구개발(R&D), 디자인, 브랜딩, 교육, 훈련, 사업, 공정, 경영, 관행, 즉 만질 수 없는 표현적·관계적 자산의 비중이 큰 경제다. 세계 경제는 이미 상당히 무형화됐다는 평가다. 이런 경제의 대표적 특성은 확장 가능성, 스필오버(파급 효과), 매몰성, 시너지다. 저자들은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경제적 대실망이 나타난다고 본다.
예를 들어 구글·아마존 등 신기술을 활용하는 대기업은 전 세계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나 고유한 서비스 방식과 같은 무형 자산을 이미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런 자산은 쉽게 확장하고 시너지를 일으켜 기업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또 이들은 후발 기업이 새로운 무형 자산을 개발하는 경우 그 스필오버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후발 기업은 무형 자산 개발을 주저하게 되고, 무형 자산의 매몰성 때문에 이들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은 더 커진다. 그 결과 선도 기업과 후발 기업 사이의 좁히기 힘든 격차가 나올뿐더러 건전한 기업 간 경쟁의 감소, 소득·부뿐 아니라 사회적 존경에서도 나타나는 엘리트 계층과 나머지의 불평등, 무형 경제에서 더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학력·지위를 놓고 벌이는 개인 간의 무한 경쟁이 나온다.
이 상황에서 저자들은 무형 경제를 리부트할 네 가지 제도 개혁안을 제시한다. '공공 투자·지식 재산 정책 개혁'과 '금융 및 통화 정책 개혁', '도시 정책 개혁', '경제 정책 개혁' 등이다. 이 개혁안들의 공통 분모는 정치적 협상을 통해 제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 역량 구축이다. 무형 경제에 맞는 제도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설득하고, 이 제도를 실행할 수 있는 정부의 능력이 중요한 셈이다. 책은 무형 경제가 현재의 경기 침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와 해결 방안을 담은, 현대 경제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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