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10년, 그 다음은 ‘부모님이랑 산다’[스경X현장]
예능의 목적은 웃음이고 그 무기는 공감이다. 사람은 납득이 가는 상황이 와야 감정을 내보인다. 따라서 예능은 당대 사회의 상황에 면밀하게 반응한다. 모두가 공감이 나오는 상황이 되면 웃음은 자연스럽다.
대한민국의 주거 경향을 살펴봤을 때 2013년 MBC 예능 ‘나 혼자 산다’가 나오는 상황은 자연스러웠다. 당시는 대한민국에서 1인 가구가 그 어떤 때보다 늘어난 시점이었다. 그때 혼자 사는 스타들을 삶은 ‘궁상맞다’는 항간의 혹평도 있었지만, 오히려 ‘혼자이기에 당당한’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
그로부터 10년. 다시 대한민국 사회는 어떻게 변했을까. MBC에브리원에서 새롭게 방송되는 ‘다 컸는데 안 나가요’는 ‘캥거루족’을 다룬다. 1인 가구에 밀어닥친 고물가와 불황의 시대. 프로그램은 그렇게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거나, 거기서 나오지 않은 사람들의 모습을 다룬다.
1일 첫 방송 되는 ‘다 컸는데 안 나가요’는 캥거루족 스타들과 그들의 부모 일상을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캥거루족이라고 하면 나오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기획하는 입장에서도, 출연하는 입장에서도 부담이었다.
프로그램은 방송인 홍진경, 하하, 남창희의 진행으로 캥거루족을 대표하는 스타인 배우 황성재, 신정윤, 그룹 인피니트의 멤버 장동우, 래퍼 지조와 그들 부모의 삶을 조명한다.
프로그램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출로 데뷔한 전민경PD의 작품이다. 그 역시도 ‘캥거루족’의 부정적인 뉘앙스를 알고 있었다. 1일 온라인 사전녹화 형식으로 공개된 제작발표회에서 전PD는 “기획할 때는 사회적 트렌드에 대한 고민을 한다. ‘캥거루족’이라는 키워드가 유행됐는데 왠지 짠하고, 개인의 잘못을 탓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상황에 있다면, 개인을 탓하기보다는 관찰하고 이에 공감해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MC 남창희 역시도 오랜시간 캥거루족으로 살았던 과거를 떠올렸고, ‘오은영의 결혼지옥’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하하 그리고 방송인 홍진경 역시 ‘공감’을 가장 큰 화두로 떠올렸다.
혼자만 나오는 프로그램이 아니기에 출연자들 모두 가족의 동의가 중요했다. 배우 황성재의 경우에는 어머니인 배우 박해미의 의지가 가장 큰 원인이 됐고, 신정윤 역시 “어머니께서 ‘너무 좋은데?’라고 이야기해주셨다”고 말했다.
장동우 역시 “이미 어머니께서 ‘꽃다발’ ‘맘마미아’ 등 프로그램 출연 경험이 있으셔서 더욱 적극적이셨다”고 했고, 지조는 “방송 자체에 목이 말랐다. 더 찍을 수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하하는 “촬영을 하면서 다채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웃기도 했지만 울기도 했다”면서 “배우나 가수로서 사는 스타들의 삶뿐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의 삶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PD는 “캥거루족에 대해 가진 안 좋은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며 “캥거루족 가족의 특징은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려는 자녀와 이미 세상을 가지고 있는 부모의 충돌”이라며 “이야기를 찬찬히 그려가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결코 출연자들이 밉지 않게 가고 싶다”고 시청을 부탁했다.
‘나 혼자 산다’가 인기라면 ‘다 컸는데 안 나가요’는 ‘부모님이랑 산다’ 정도가 될 듯하다. 고물가와 불황의 시대, 대외적인 독립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다 컸는데 안 나가요’는 1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30분 MBC에브리원에서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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