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 삼성 상대로 반독점 소송···“구글과 공모해 앱마켓 경쟁 차단”

에픽게임즈가 구글과 삼성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자사 앱 밖에서 내려받은 앱 설치를 보안상 이유로 방해하면서 공정한 유통 경쟁을 차단했다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에픽게임즈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반독점법 소송을 낸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에픽게임즈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에픽게임즈는 삼성전자가 갤럭시폰 등 모바일 기기에 기본 설정으로 도입한 ‘보안 위험 자동 차단’ 기능이 불공정 경쟁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기능은 지난해 10월 삼성 디바이스에 추가된 것으로, 삼성 디바이스 사용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삼성 갤럭시 스토어를 제외한 제3의 스토어나 웹상에서 불특정 앱을 설치할 경우, 사이버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됐다.

다른 경로로 프로그램을 설치하려고 하면, 보안 경고 메시지를 띄워지고 이용자가 이를 해제할 때까지 차단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삼성 갤럭시스토어는 현재 외부 앱 마켓의 입점을 허용하지 않는다.

에픽게임즈는 2020년 인기 모바일 게임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추가했다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퇴출됐다. 구글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에서는 승소했으나, 아직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포트나이트’를 다운받을 수 없다. 대신 ‘에픽게임즈 스토어’라는 자체 앱마켓을 스마트폰에 설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보안 위험 자동 차단’ 기능이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에픽게임즈는 이를 정면 조준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에픽게임즈 측은 “삼성은 ‘보안 위험 자동 차단’ 기능이 사용자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진정한 목적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갤럭시 스토어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나 애플 맥OS은 실제로 유해한 소프트웨어만 차단하지, 외부에서 설치한 앱 자체를 막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삼성은 ‘보안 위험 자동 차단’ 기능은 기본으로 활성화된 것이 아니고, 제품 구매 후 초기 설정 단계에서 사용자가 사용 여부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진호 기자 ft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