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간 1만2800개 작품… 1300만명 독자들이 찾은 웹소설 `로판 전성시대`

김미경 2024. 10. 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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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로판 전성시대'
장르물 한계 넘어 상업성·작품성 인정 받는 작품 등장
팬들 위한 '로판 페스티벌' 이벤트·'명예의 전당' 열려
플랫폼 넘어 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까지 영역 확장
카카오페이지 '황제의 외동딸' 웹소설 표지. 카카오엔터 제공
카카오페이지 웹툰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 표지. 카카오엔터 제공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말단 공무원은 출세가 하고 싶어서' 표지. 카카오엔터 제공

바야흐로 '로맨스 판타지(로판) 전성시대'다.

웹소설과 웹툰 플랫폼에서 로판 장르의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케이디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2020년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평소 즐겨 보는 웹소설 장르'를 묻는 질문에 15%가 로판을 골랐다.

웹툰 플랫폼의 상위권을 장악한 것도 로판이다. 주요 콘텐츠 플랫폼인 네이버웹툰이나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로판 장르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을 뿐 아니라, 플랫폼을 넘어선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로의 영역확장이 두드러진다. 올해 상반기 최고 인기작으로 꼽히는 '내 남편과 결혼해줘', '선재 업고 튀어' 등 역시 로판 장르의 웹소설·웹툰에서 출발했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월드 웹툰 어워즈' 본상 수상작 10편 중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와 '재혼황후' 등 2편이 로판 장르의 작품이다. 장르물의 한계를 뛰어넘어 상업성과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는 작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카카오페이지 내 로맨스 판타지 장르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한 '로판 페스티벌'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특히 지난 11년 간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로맨스 판타지 작품을 골라 '로판 명예의 전당'을 세웠다.

◇11년 간 1만2800개 로판 작품… 1300만 독자의 '심쿵' 유발

카카오페이지는 지난 11년 동안 1만2800개의 로판 웹소설·웹툰 작품을 대상으로 1300만명의 로판 독자들이 쌓은 기록을 공개했다. 11년 동안 카카오페이지 로판 장르 웹소설을 통틀어 가장 많이 포함된 키워드는 '악녀', '남주', '집착' 3가지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로판 웹소설을 연재한 작가 1위는 '시한부 엑스트라의 시간', '악당들에게 키워지는 중입니다', '나를 버려주세요', '쪽쪽이를 주세요' 등 13종의 작품을 연재한 자은향 작가였다. '악녀 황후님이 날 너무 좋아해', '남주들의 표적이 되어 버렸다', '악녀님의 최애로 간택된 사정', '시녀가 칵테일을 잘 만듦' 등 11종을 연재한 Rana 작가는 2위에 올랐다.

가장 많은 독자들이 읽은 작품은 로판 육아물의 원조 격으로 유명한 웹소설 '황제의 외동딸'이었다. 전생을 기억한 채 폭군 황제의 하나 뿐인 공주로 태어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황제의 외동딸'은 재기발랄한 등장인물과 스토리텔링으로 등장과 동시에 카카오페이지를 대표하는 밀리언페이지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가장 많은 독자가 찾아 본 웹소설은 전쟁 속 황태자를 살려야 하는 환생자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그린 '말단 공무원은 출세가 하고 싶어서'가 선정됐다. 또 가장 많은 유저가 댓글을 단 작품으로는 로판의 정석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가 뽑혔다.

로판 웹소설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웹소설을 감상한 유저의 열람작품 수는 5484개에 달했다. 올해 기준으로는 2762개의 작품을 본 독자가 1위에 올랐다. 2022년부터 약 31만8000개의 회차를 열람한 유저도 있었다. 로판 웹소설에 가장 많은 댓글을 단 유저는 5만2800개의 댓글을 달았고, 또 다른 독자는 올해만 9404개의 댓글을 올렸다.

◇로판 육아물의 기둥 세운 '황제의 외동딸'

윤슬 작가의 '황제의 외동딸'은 로판 육아물의 원조격인 작품이다. 회사원으로 살아가던 25살 주인공은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되고, 그 후 지구와는 다른 차원에 있는 '아그리젠트 제국'에서 황녀 '아리아드나 레르그 일레스트리 프레 아그리젠트'(리아)로 환생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리아의 친모는 없고, 아버지이자 황제인 카이텔은 '피의 폭군'이라 불리며 자기 자식들을 제 손으로 없앨 만큼 잔혹한 성정을 가졌다. 주인공 리아는 특유의 귀여움과 발랄한 성격, 그리고 재치를 바탕으로 카이텔의 사랑을 얻고, 재상과 수호기사 등 주변인물들의 애정을 받으며 성장한다. 웹소설 '황제의 외동딸'은 로판 장르에서 지금도 각광받는 '육아물'(아이의 성장기가 중심이 되는 형태의 작품)의 원조이자 원형으로 평가 받는 작품이다. 재기발랄하고 귀여운 리아의 성장과 리아를 대하는 태도가 점차 달라지는 카이텔의 모습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호응을 얻었다.

100만명 이상이 열람한 카카오페이지 대표 밀리언페이지 작품 중 하나로, 2015년 완결 후에도 2017년 카이텔 생일 기념 외전을 선보였다. 2019년엔 리아의 17세 생일 외전, 2023년에는 황제의 외동딸 특별 외전 등이 연재될 정도로 탄탄한 팬덤을 자랑한다. 웹소설을 원작으로 탄생한 리노 작가의 웹툰 '황제의 외동딸'은 팬들이 상상하던 귀여운 리아의 모습을 작화로 잘 살려 수려한 캐릭터 외형과 화려한 색채감으로 인정받았다. 카카오페이지 기준 웹소설은 국내 누적 조회수가 약 1억회에 달하고, 웹툰은 약 2억7500만회에 달했다.

◇로판 사이다의 대명사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

김로아 작가의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는 제국 최고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가문이 몰락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던 주인공 피렌티아가 환생해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개척하는 작품이다. 전생에서 겪은 제국의 역사, 부응했던 산업, 황제 및 귀족 간 파벌 싸움 등 모든 기억을 되살려서 이를 철저히 계획적으로 활용하는 면모를 보인다. 특히 어린 아이의 힘으로 사업, 정치, 전략 등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이전 삶에서 뛰어났던 인물들을 자신의 편으로 포섭하는 지략을 펼친다. 피렌티아는 불행한 삶을 살았던 '제 2황자' 페레스와 만나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곁을 지키면서 제국 제일의 인물들로 거듭난다. 남녀 주인공 간의 사랑 만 그리는 '로판' 장르가 아니라, 치열하게 벌어지는 황가와 각종 귀족파 사이의 파벌 싸움에서 그 흐름을 읽고, 조력자들을 만들고 해쳐가는 과정을 탄탄하게 그려냈다.

웹툰은 앤트스튜디오와 몬 작가의 공저로 재탄생해 연재 내내 최상위권을 기록 중인 단연 최고의 인기작이다. 웹소설은 국내 누적 조회 수 약 2억4000만회, 연재 중인 웹툰은 약 70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로판 능력자의 끝판왕 '말단 공무원은 출세가 하고 싶어서'

유나진 작가의 '말단 공무원은 출세가 하고 싶어서'는 황궁 부서의 말단 공무원으로 살던 주인공 '나미아'가 자신이 책속의 엑스트라로 환생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자신의 죽음을 막고자 전생에서 읽은 책의 기억들을 바탕으로 전쟁을 막아내는 이야기다. 똑 부러지고 영리한 나미아는 자신이 살려면 가장 먼저 죽음을 맞는 황태자를 살리고 흑막을 잡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황태자를 살린 나미아는 이를 계기로 최연소 장관이 되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주체적인 주인공 캐릭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전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전쟁 등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독자들에게 성취감을 준다는 평이다. 계략과 특별한 마법 능력을 바탕으로 운명을 바꾸는 한편 주인공이 당당하게 사랑을 성취하는 모습이 독자들에게 설렘을 줬다. 나미아를 통해 선보이는 작가 특유의 유머도 백미다.

카카오페이지 기준 국내 누적 조회 수는 약 1600만회에 달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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