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 지원 성과가 고작?"... 1300개 과제, 부실의심 학술지 게재

황국상 기자 2024. 10. 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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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출연금을 5억원 이상 지원 받은 과제 중 약 1300개가 부실 의심 학술지에 게재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해민 의원은 "이같은 부실 의심 학술지 문제를 바로 잡으려면 연구 성과 평가 시스템을 양적 평가에서 질적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며 "연구비 지원 및 평가 과정에서 부실 의심 학술지 게재 여부 확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정부는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연구의 질적 향상과 국제적 신뢰 제고를 위해 적극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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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출연금을 5억원 이상 지원 받은 과제 중 약 1300개가 부실 의심 학술지에 게재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들 과제들에 투입된 정부 출연금은 1조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이 한국연구재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약 5년간 정부 출연금 5억원 이상을 지원받은 과제는 총 7501개에 달했다.

이 중 부실 의심 학술지, 즉 동료 심사나 수정 등 일반적 학술지 출판 과정이 생략되는 등 관련 학계가 인정하기 어려운 절차에 따라 연구 논문이 채택되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1294개(18.4%)였다. 이들 1294개 과제에 지원된 정부 출연금 총액은 1조5000억원을 웃돈다.

문제가 된 175개 과제는 부실 의심 학술지에만 성과물로 제출했다. 한약물 재해석 암 연구센터 과제의 경우 전체 성과물 논문 137편 중 102편이 부실 의심 학술지에 게재됐다. 부실 의심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10편 이상을 성과물로 제출한 과제는 45개에 달했는데 이 중 12개는 연구재단으로부터 S, A 등급을 받아 우수 과제로 꼽혔다.

이 의원실은 "부실 의심 학술지는 학계의 연구 업적 평가가 논문 수와 영향력 지수 중심의 양적 평가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확산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라며 "기존 학술지의 게재 거부율이 높고 심사 기간이 길다보니 대안을 찾는 연구자들이 늘어나면서 빠른 출판과 게재를 약속하는 부실 의심 학술지가 매력적 선택지로 빠르게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또 "부실 의심 학술지는 엄격한 동료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연구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며 "정부 지원금으로 수행돼 신뢰성 있는 결과물을 산출해야 할 정부 출연 연구의 부실로 이어져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이해민 의원은 "이같은 부실 의심 학술지 문제를 바로 잡으려면 연구 성과 평가 시스템을 양적 평가에서 질적 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며 "연구비 지원 및 평가 과정에서 부실 의심 학술지 게재 여부 확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정부는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연구의 질적 향상과 국제적 신뢰 제고를 위해 적극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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