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두산, 천운이 따른다. 최종전까지 5위 경쟁→최초 5위 결정전 “아무래도 더 지치겠죠”
[OSEN=잠실, 이후광 기자] 시즌 최종전까지 5위가 정해지지 않은 것도 모자라 와일드카드 결정전 전날 KBO리그 사상 첫 5위 결정전이 성사됐다. 일찌감치 4위를 확정짓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 중인 두산 베어스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지난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7-2 완승을 거두며 KT 위즈와 함께 72승 2무 70패 공동 5위로 올라섰다. SSG와 KT 모두 144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승-무-패 정확히 동률을 이룬 채 정규시즌을 마쳤다.
2022시즌 이전의 동률 규정대로라면 KT가 포스트시즌 막차에 탑승한다. KBO리그는 동률 팀이 나올 경우 상대 전적, 다득점, 전년도 성적순으로 순위를 가리는데 두 팀은 정규시즌 8승 8패로 팽팽히 맞섰고, 다득점에서 KT가 앞섰다. 동률에도 KT가 5위, SSG가 6위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KBO는 2022시즌에 앞서 두 팀이 정규시즌 공동 5위로 동률을 이루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전날 단판으로 치르는 5위 결정전을 신설했다. 5위 결정전 장소의 경우 상대 전적, 다득점 지표가 반영되는데 10월 1일 다득점에서 앞선 KT의 홈 수원KT위즈파크에서 운명의 단판 승부가 열리게 됐다.
5위 결정전 성사를 가장 반기는 팀은 4위 두산이다. 두산은 지난 26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승리로 정규시즌 4위를 확정한 뒤 일찌감치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비에 돌입했다. 최종전이었던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신예들을 대거 투입해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했고, 29일 휴식 후 30일과 10월 1일 홈구장이자 결전의 장소인 잠실구장에서 이틀간 포스트시즌 대비 훈련을 잡았다. 30일 선수단 전체가 밝은 표정으로 출근해 1일차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공식적인 포스트시즌은 10월 2일부터 시작되지만, KT와 SSG는 지난 21일부터 가을야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1일과 22일 수원에서 지금의 5위 결정전을 있게 한 운명의 2연전을 치러 SSG가 2경기를 싹쓸이했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5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쳤다. 매 경기가 단기전과 같았고, 모든 전력을 가동하는 총력전이었다. 그런데 정규시즌에서도 순위를 가리지 못해 타이브레이커를 치르게 됐다.
타이브레이커를 맞아 KT는 13승 투수 엄상백, SSG는 빅게임피처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선발 예고했다. 어느 팀이 올라가든 좋은 선발투수를 소진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게 된다. 여기에 이미 체력 과부하가 일어난 불펜투수들이 타이브레이커에 총동원될 것으로 예상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르더라도 두산 선수단과 비교해 체력 측면에서 열세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경우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다승왕’ 곽빈을 예고했다. 26일 사직 롯데전 이후 5일을 쉬고 등판하는 일정이다. 그리고 불펜 평균자책점 1위에 빛나는 뒷문 요원들이 4위를 일찌감치 확정한 덕에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또 하나. 4위팀은 1승 어드밴티지를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한다. 1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낸다. 반대로 5위는 무조건 2승을 거둬야 다음 라운드 진출이 가능하다.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사상 5위의 업셋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30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대비 1일차 훈련에서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우리는 4위를 하고 기다리는 입장이다. KT와 SSG가 타이브레이커까지 하고 올라온다면 아무래도 더 지칠 것”이라며 “그러나 그거보다는 우리가 준비한 우리의 야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 누가 올라오든 매치업의 유불리에 대한 부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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