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밸류업' 투자 갸우뚱…사들인 종목보다 내다판 게 많아
증권·상사·건설 '증가' 유통·철강·IT '감소'…밸류업지수 종목 27개 비중 줄고, 16개 늘려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국민연금이 올해 증권, 상사, 건설 등의 업종에 투자 비중을 높인 반면 유통, 철강, 조선, IT전기전자,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비중은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중 최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도 포함된 기업의 투자는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상장사 중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152개사 보유지분율 변화(2023년 말 대비 9월 현황)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평균 보유 지분율은 7.98%에서 9개월 새 7.87%로 0.11% 감소했다. 하지만 평가금액은 121조 6365억 원에서 122조 8355억 원(9월 26일 종가 기준)으로 1% 증가했다.
국민연금이 해당 기간 투자 비중을 줄인 종목은 79개였고, 4개는 동일했다. 나머지 69개 종목은 늘렸다.
국민연금의 평균 보유지분율이 높은 업종은 증권(9.48%), 식음료(8.82%), 제약(8.55%), IT전기전자(8.50%) 순이다. 9개월 전에는 IT전기전자(8.93%), 생활용품(8.77%), 식음료(8.63%) 등이었다. 리더스인덱스는 "국민연금은 올해 금융, 제약, 이차전지 등의 종목은 담고 중후장대 업종의 투자는 줄였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장 많이 늘린 업종은 증권이다. 조사 대상 중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는 삼성증권(016360), NH투자증권(005940), 한화투자증권(003530), 키움증권(039490) 등 4개로, 이들 평균 지분율은 7.76%에서 9.48%로 1.72%P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유 주식 가치는 8336억 원에서 1조 3142억 원으로 57.7% 늘었다.
특히 삼성증권 지분 상승률이 두드려졌다. 8.78%에서 13.03%로 껑충 뛰었다.
이어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이 커진 업종은 상사였다. 현대코퍼레이션(011760), LX인터내셔널(001120) 등 2개사 보유 비중을 각각 0.55%P, 1.50%P 높였다. 상사 업종 평균 보유 비중은 7.32%에서 7.95%로 0.63%P 증가했다.
건설업에 대한 투자 비중도 높였다. 조사 대상 10개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 평균 보유지분이 7.12%에서 7.66%로 0.54%P 상승했다.
반대로 투자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인 업종은 유통이다. 9개 유통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평균 보유지분율은 8.52%에서 7.32%로 1.20%P 하락했다. 보유 가치도 1조 3598억 원에서 9825억 원으로 27.7% 감소했다. 특히 조사 대상 기업 중 호텔신라(008770) 비중은 9.84%에서 5.60%로 4.24%P 줄었고 이어 이마트(139480)가 8.7%에서 5.89%로 2.81%P 감소했다.
이 외에도 철강(8.43%→7.71%), IT전기전자(8.93%→8.50%) 등에 대한 국민연금의 보유지분율이 하락했다.
기업별로 보면 국민연금 투자 비중이 가장 늘어난 종목은 대한전선(001440)으로 기존 0.83%에서 5.39%로 4.56%P 상승했다. 이어 △삼성증권(4.25%P↑) △HD현대건설기계(267270)(3.25%P↑) △HDC현대산업개발(294870)(3.16%P↑) △HD현대미포(010620)(3.14%P↑)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투자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인 기업은 HD현대일렉트릭(267260)으로 12.39%에서 7.64%로 4.75%P 감소했다. 또한 △호텔신라(–4.24%P), △LIG넥스원(079550)(–3.46%P), △이마트(–2.81%P), △씨에스윈드(–2.80%P) 등에 대해서도 투자 비중을 낮췄다.
지난달 기준 국민연금 보유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효성중공업(13.17%)이었으며 △삼성증권(13.03%) △CJ제일제당(12.87%) △키움증권(12.64%) △코스맥스(12.2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금액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7.14%)로, 지분 가치는 27조 364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SK하이닉스(7.41%, 9조 9150억 원) △LG에너지솔루션(5.65%, 5조 4801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6.59%, 4조 6247억 원) △현대자동차(7.33%, 3조 9066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과 코리아 밸류업 지수 선정 기업에는 괴리가 있었다. 500대 기업 상장사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100개사 가운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46개다. 국민연금은 이 중 27개 종목의 투자 비중을 줄였고 3개 종목은 유지했다. 투자 비중을 늘린 건 16개 종목뿐이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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