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의 인생홈런]암 극복한 ‘명세터’ 최태웅 “재밌게 운동하면 병 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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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을 지휘했던 최태웅 전 감독(48)은 요즘 새 인생을 살고 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두 가지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주 열린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 경기로 해설위원 데뷔를 한 그는 "100kg이었을 때 맞춘 양복바지가 이제 헐렁하다"며 "프로배구 정규리그가 시작되기 전까지 더 탄탄한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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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감독 생활로 망가진 건강 회복도 급선무다. 특히 ‘체중과의 전쟁’이 한창이다. 그는 승부 세계의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곤 했다. 잦은 폭식으로 선수 시절 80kg 안팎이던 몸무게가 100kg을 훌쩍 넘었다. 체중 조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케이블 TV의 스포츠 전문 채널 해설위원 자리를 제안받은 뒤다. 그는 “워낙 말주변이 없어 처음에 고사했다. 그런데 해설 역시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전한다는 건 살아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선수 시절 다섯 차례나 발목 수술을 받은 그는 달리기를 못 한다. 대신 로잉 기구 등을 사용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한다. 식단까지 조절하며 현재는 90kg대 초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 경기로 해설위원 데뷔를 한 그는 “100kg이었을 때 맞춘 양복바지가 이제 헐렁하다”며 “프로배구 정규리그가 시작되기 전까지 더 탄탄한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도 운동으로 큰 병을 이겨낸 적이 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그는 림프암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의 목표는 “한 번만 더 코트에 서보는 것”이었다. 그때 그를 도운 사람은 소속 팀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현 IBK기업은행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최 전 감독의 몸 상태에 맞게 적절히 훈련을 시켰다. 그는 “몸이 아프다는 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훈련을 시켜 주셨다. 재미있게 운동하다 보니 운동할 때만큼은 아픈 걸 잊을 수 있었다”며 “아프다고 부정적인 생각만 하기보다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기운을 내면 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후 6개월 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현대캐피탈 감독 시절 팀을 두 차례 정상으로 이끌었던 그는 남자 배구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 자신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한 올림피안이다. 이후 한국 남자 배구는 올해까지 24년간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최 전 감독은 “우리와 신체 조건이 비슷한 일본은 세계 10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히 올림픽에 나서고 있다”며 “키는 작아도 빠른 스피드와 탄력으로 단점을 커버한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초중고교에서 성인 팀에 이르기까지 선수 육성 시스템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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