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피해 알고 보니 인재?…관리부실 ‘도마 위’

허재희 2024. 9. 3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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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지난 21일 전남에 내린 집중 호우로 하천이 범람해 상가가 침수되고 논 8천여 헥타르가 잠기는 등 호우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그런데 현장을 취재해 보니 일부 피해는 예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허재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도복 피해를 입은 논입니다.

바다로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20시간 가까이 벼가 물에 잠겼습니다.

농경지에서 바다로 연결되는 배수 갑문이 닫혀있던 게 원인이었습니다.

[벼 침수 피해 농민/음성변조 : "저 공사가 끝난 지가 한 5년 차 되는데 전기를 안 매달아서 인력으로 하기도 했는데 또 그것이 고장이 나가지고 올라가지도 않아. 그러니 저 배수갑문으로 물이 다 빠져야 하는데…."]

호우가 쏟아질 때 사람이 직접 여는 것은 인명 피해 우려가 있어 전기 장치를 달아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설치되지 않은 것입니다.

[해남군 관계자/음성변조 : "(전기 시설 설치하는) 그것을 (주민들이) 요청을 했었는데 그게 우리 전임이던 직원이 일이 바쁘다 보니까…."]

집중호우로 침수된 진도군 조금시장도 피해를 막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복개천이 범람해 조금시장과 일대 상점이 모두 침수됐는데, 하천 준설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황현철/침수 피해 상인 : "1년에 한 번씩 청소를 해준다고 했는데 청소를 안 해주고…. 저 토사를 치워야 하는데 안 치워서 이 사건이 난 것 같아요. 자연재해가 아니고 인재 같아요."]

주민들은 2미터 깊이의 복개천에 평소에도 1미터 70센티미터가량 토사와 돌이 쌓여 있었다며 지속적으로 준설을 요구했다고 말합니다.

[진도군 관계자/음성변조 : "거기가 법적인 하천도 아니거든요. 그냥 어찌보면 구거(작은 도랑)죠 구거. 이거다 보니까 좀 관리 주체가 애매모호한 게 있어요."]

기록적인 폭우에 재난을 피할 수 없다지만 혹시 예방이 가능했던 인재는 아니었는지 꼼꼼히 따져볼 일입니다.

KBS 뉴스 허재희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허재희 기자 (toj@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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