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공포·행복… 인간의 감정 탐구하다

김신성 2024. 9. 3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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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유장우는 사회경제, 문화현상, 기술문명 속에서 형성되는 인간의 감정과 행위를 탐구하고 이를 영상, 사운드, 설치 작품으로 표현해낸다.

행복, 불안, 슬픔, 기쁨 등 인간의 마음을 이루는 감정을 현대 자본시장, 사회과학 데이터, 역사적 아카이브 등의 자료와 교차 분석하며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다.

유사하지만 미묘하게 어긋나는 두 장면을 통해 행복을 구성하는 사회 문화 시스템과 행복이라는 감정이 보편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지에 관해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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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우 ‘너의 마음’展
사회경제·기술문명 속 형성되는 마음
데이터·아카이브 등 자료와 교차 분석
AI 기술 활용한 신작도 선보여 눈길
작가 유장우는 사회경제, 문화현상, 기술문명 속에서 형성되는 인간의 감정과 행위를 탐구하고 이를 영상, 사운드, 설치 작품으로 표현해낸다. 행복, 불안, 슬픔, 기쁨 등 인간의 마음을 이루는 감정을 현대 자본시장, 사회과학 데이터, 역사적 아카이브 등의 자료와 교차 분석하며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다.
‘행복지수’ (FULL HD 싱글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6초, 2024).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제공
작품 ‘행복지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추출한 행복의 키워드와 정부나 기업의 통계 자료를 주식시장에서 활용하는 변동성지수에 대입해 1985년부터 2085년까지의 한국인 행복지수를 기록하고 예측한다. 작가는 행복이라는 감정과 긴밀히 관계하고 있는 자본의 모습을 가시화해 행복의 원천에 관한 사유를 끌어낸다.
‘어떤 슬픔’ (FULL HD 다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1분23초27, 2024)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제공
‘어떤 슬픔’은 2000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참사의 이미지를 디지털 맵핑 이미지로 변환한 작업과 이를 해석해 눈물을 흘리는 메타 휴먼의 커다란 두 눈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작가는 철저하게 학습된 인공지능의 눈물에 공감할 수 있는지를 물으며, 슬픔이라는 감정의 근원을 고민케 한다.
‘펌프 앤드 덤프’ (4K 투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7초31, 2024)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제공
‘펌프 앤드 덤프’에서는 불안의 감정을 소문과 괴담을 통해 독특한 분위기로 드러낸다. 부동산 시장을 소재로 실체 없는 말들이 만들어가는 불안을 보여 준다.
‘X10’ (FULL HD 투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7초44, 2024).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제공
영상 작업 ‘X10’과 사운드 작업 ‘신념의 변주곡’은 감정에 관한 실제 역사적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다. 작가는 온전한 개인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감정의 근본적인 형태와 생성에 관해 다시금 사유할 지점을 남기고, 자본주의 시대에 도구로 전락한 인간의 감정에 관해 경고의 메시지를 띄운다.
‘신념의 변주곡’ (사운드, 6초52, 2024).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제공
‘완벽한 행복’은 전통적인 연기 이론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행복을 주제로 생성한 대본을 중심으로 형성된 작품이다. 작가는 인공지능의 철저한 지시로 탄생한 장면과 배우의 개인적 경험·감정에 충실한 연기를 나란히 제시한다. 유사하지만 미묘하게 어긋나는 두 장면을 통해 행복을 구성하는 사회 문화 시스템과 행복이라는 감정이 보편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지에 관해 묻는다.
‘너의 마음’ (FULL HD 투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8초52, 2024). 아트센터 예술의시간 제공
작품 ‘너의 마음’은 오늘날 콘텐츠화되어버린 개인의 일상을 담은 영상 일기 ‘브이로그(Vlog)’ 형식을 차용한 영상이다. 작가는 얼굴 감정 인식 기술을 활용해 영상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표정을 분석하고 감정 상태를 드러내 보여 준다. 인간의 행위와 표정을 통한 철저한 분석은 복잡한 사회관계망에서 경험하게 되는 감정의 층위를 나타내고, 언제 어디서든 분석될 수 있다는 불안함을 전달하며 소통에 관한 성찰을 요구한다.

유장우 개인전이 ‘너의 마음’이란 명패를 내걸고 11월9일까지 서울 금천구 독산동 아트센터 예술의시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 흐르는 커다란 감정은 ‘불안’이다. ‘불안-공포-열망’의 감정 흐름 속에서, 작가는 개인의 마음 면면을 예리하게 관찰 분석함으로써 그 기저에 자리한 사회적 감정의 모습을 투영해낸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작을 포함, 6점의 영상과 사운드, 설치 등 총 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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