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증교사' 혐의 징역 3년 구형…11월 25일 선고

한성희 기자 2024. 9. 30.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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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결심공판에 출석,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자신의 재판에 출석한 증인에게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는 11월 25일로 잡혔습니다.

앞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기일도 11월 15일로 지정되어 있어, 11월은 이 대표에게 '운명의 달'이 될 전망입니다.

○ 검찰, 징역 3년 구형…"중대범죄"

검찰은 오늘(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거짓말을 반복하고 다시 이를 은폐하기 위해 가짜 증언을 만들어내 사법질서를 중대히 교란했다"며 엄벌을 요구했습니다.

검찰은 "위증 범죄는 그 자체로 실체적 진실 규명을 방해해 사법질서를 교란하고, 그 과정에서 사법 자원의 심각한 낭비를 초래한다"며 "국민 불신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대표를 향해 "이미 검사 사칭의 공범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광역단체장 선거기간 당선 목적으로 범행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이 사건 위증교사 범행을 통해 무죄까지 선고받았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상대방인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보안성을 의식해 텔레그램을 통해 주도면밀하게 접근했고, 수험생에게 답안지를 제공해 만점을 받게 한 것처럼 증인신문 전날 변호인을 통해 (위증 내용을) 숙지하게 했다"며 "동종 사건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본인의 거짓 주장이 기정사실인 양 김 씨에게 여러 차례 반복 주입했다"고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자신을 주범으로 몰기 위한 협의가 존재했다'는 이 대표의 주장은 증거가 없고, 본인의 죄를 은폐하기 위한 허구에 불과하며 본인도 명확히 인지했다"며 "그런데도 '오래돼 기억이 안 난다'는 김 씨에게 자신의 일방적인 주장인 '협의'라는 것이 실제 존재했던 것처럼 '주입'하며 증언을 요구했다"고 했습니다.

사회에 미친 영향을 언급하면서는 "유권자의 합리적 평가에 중요 영향을 미치는 핵심 사항에 대해 거짓말을 반복하고 이를 다시 은폐하기 위해 위증을 교사해 민주주의의 근간이 본질적으로 침해됐다"고도 했습니다.

또 "피고인은 현재 국회의원, 야당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며 "양형기준 어디에도 현재의 신분이 적시돼 있지 않는 만큼 신분이 유리하게 고려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 대표, "역사 최악의 정치검찰" 반발

이 대표는 검찰을 향해 날을 세우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오늘 법정 안팎에서 특히 자신과 김진성 씨 사이 통화 녹취를 검찰이 입맛에 맞게 짜깁기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은 '기억을 되살려 있는 대로 이야기해달라' '없는 사실을 얘기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12차례나 하며 김 씨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법률가로서 용어나 조사 하나가 매우 의미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기억을 되살려보라는 건 혹시라도 하라는 대로 증언하란 뜻으로 오해할까봐 신경써서 한 말"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어 "제가 내심으로 원했던 것은 당시 저를 엄하게 처벌받게 하려던 전 성남시장과 KBS가 짜고 KBS PD에 대한 고소 취소를 약속한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며 "지금도 이렇게 믿고 있는데, 김 씨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기껏 한 이야기가 '협의한 일이 있다'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십년 동안 변호사로서 법정을 드나들었지만 요즘처럼 불리한 증거는 감추고 짜깁기하는 검찰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제가 믿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진실과 정의에 입각한 판단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습니다.

법정을 나가면서는 "이 사건은 녹취록도 검찰이 편집, 조작하고 중요한 증거도 숨기거나 왜곡하고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억지로 만든 사건"이라 말했습니다.

"구형이야 5년 7년도 할 수 있다"면서도 "재판이란 실체적 진실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재판 뿐만이 아니라 국민과 역사의 심판도 반드시 뒤따른다는 것을 이 나라 역사 최악의 정치 검사들은 깨우쳐야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 징역 3년은 양형기준 최대치

오늘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은 위증·위증교사 범죄에 대한 대법원 양형기준상 최대치입니다.

양형기준은 위증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등에 있어 형을 가중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2020년 무죄를 확정받은 이 대표 사건을 언급하며 "당시 이 대표가 억울한 이유를 뒷받침할 유일한 증거가 위증이었다"며 "위증이 아니었다면 사건 결과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형을 감경할 요소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검찰은 앞서 지난 20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결심에서도 양형기준상 최대치인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두 사건 재판 11월 선고…분수령 될 듯

오늘 위증교사 사건 재판부는 오는 11월 25일을 선고일로 정하고 변론을 종결했습니다.

같은 법원 다른 재판부에서 심리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열흘 전인 11월 15일 선고공판이 열립니다.

이 대표가 피고인으로서 받는 4개 재판 중 2개 재판 1심 선고가 몰린 11월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만약 유죄가 인정돼 위증교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포함한 금고 이상의 형,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100만 원 이상의 형 중 하나라도 확정받는다면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박탈 돼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집니다.

○ 위증교사 혐의는 어떤 사건

이 대표는 2018년 12월 22∼24일 김진성 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검사 사칭 사건'에서 누명을 썼다는 취지로 위증해 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먼저 검사 사칭 사건은, 이 대표가 2002년 김 전 시장을 취재하던 KBS PD와 짜고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 기소돼 2004년 12월 벌금 150만 원을 확정받은 사건입니다.

2018년 기소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은 이 대표가 2018년 5월29일 KBS토론회에서 "검사를 사칭해서 전화한 일이 없다. PD가 한 것을 옆에 인터뷰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제가 도와준 걸로 누명을 썼다"는 등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은 1심과 2심 판결이 각각 무죄와 유죄로 엇갈렸지만, 2020년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뒤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김 씨는 이 대표와의 통화 두 달 뒤인 2019년 2월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법정에 이 대표 측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증언했습니다.

김 씨는 무죄 확정 뒤 4년이 흐른 지난해 초 대장동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위증 혐의와 함께 이 대표의 요구가 있었다고 자백했습니다.

이번 위증교사 사건 재판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 김 씨는 "유력 정치인인 이 대표가 전화를 걸어와 '김 전 시장과 KBS 사이에 이재명만 주범으로 몰기로 한 협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반복해 요구해 중압감을 느껴 위증했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반면 이 대표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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