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최저임금 지역별·업종별 다양화 공론화 필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최저임금의 지역별·업종별 다양화는 그렇게 하는 나라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공론화하면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타운홀 미팅에서 저출생 대책으로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을 거론하던 중 “정부에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을 시범으로 시행 중인데, 기업이 하니 최저임금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체류 외국인들을 가사돌봄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각 사용자가 외국인을 직접 계약하면) 사적 계약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했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논란은 지난 3월 돌봄 서비스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자고 제안한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오면서 불거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민생토론회에서 유학생이나 결혼이민자 등 외국 인력이 최저임금 미만의 가사·돌봄 노동자로 일하도록 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도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 65세 이상 노인을 제외하자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차별과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 발상”이라며 비판적인 입장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09년 1월 “저임금근로자 보호를 위한 최저임금제 지역별 차등, 고령자 감액은 부당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지역별 최저임금제 도입은 사회권 규약이 규정하는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없는 공정한 임금 보장(제7조)’에 반할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근로자 간 형평성을 저해하고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어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헌법 제119조)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와 같이 전국이 일일생활권에 있고 지역간 노동인력 이동이 용이한 지리적 환경에선 적절치 않은 제도”라고 했다.
독일·호주·일본 등 업종별 최저임금을 도입한 주요국은 ‘더 높은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어 ‘더 낮은 최저임금’을 도입하려는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6월 발행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산별노조가 발달한 독일은 산별 단체협약으로 결정된 업종별 최저임금이 법정 최저임금보다 높은 경우에만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허용한다. 일본은 ‘지역별 최저임금’과 ‘업종별 최저임금’ 중 더 높은 임금을 적용하도록 한다. 입법조사처는 “해외에서는 일반적인 최저임금보다 더 높은 최저임금을 허용하는 ‘상향식 최저임금’을 적용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기본 최저임금보다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한다는 ‘하향식’ 논의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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