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본전인가?…테슬라 250달러 넘어서자 매물 폭탄[서학픽]
S&P500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증시가 상승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의 차익 실현이 늘어나며 주간 순매도 규모가 올들어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올 3분기 전기차 인도량 호조와 오는 10월10일 로보택시 공개에 대한 기대로 최근 주가가 급등세를 보여온 테슬라가 2억달러 이상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와 애플도 순매도 규모가 1억달러를 넘어섰으며 나스닥100지수 3배 레버리지 ETF와 엔비디아 역시 각각 8000만달러대, 7000만달러대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매수 우위를 보인 종목은 순매수 규모가 최대 3000만달러를 넘지 못했고 반도체주와 나스닥100지수 하락에 강하게 베팅하는 3배 인버스 ETF가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투자 심리가 약화됐음을 드러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9~25일(결제일 기준 지난 23~27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3억8185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8월15~21일 사이의 3억2918만달러를 넘어서는 올해 최대 규모의 순매도이며 2주째 매도 우위가 이어진 것이다.
지난 19~25일 사이에 S&P500지수는 1.9%, 나스닥지수는 2.9% 상승했다. 이후 26~27일 이틀간 S&P500지수는 0.3%, 나스닥지수는 0.2% 강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가 기술주 위주로 강하게 상승한 지난 19~25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를 2억890만달러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테슬라 주가가 250달러를 넘어서자 차익 실현과 더불어 그간 손실 구간에 있던 투자자들의 원금 회복으로 매물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 순매도가 1억달러를 넘어서기는 지난 7월4~10일 주간에 1억4028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처음으로 250달러를 넘어섰다. 250달러는 본전을 회복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매물벽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종가 기준 올들어 최고치인 263.26달러를 상향 돌파한다면 250달러대의 매물벽을 통과해 기술적으로 추가 상승의 길이 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테슬라의 지난 9월27일 종가는 260.46달러였다.
테슬라가 연 고점을 뚫고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 여부는 오는 10월2일 올 3분기 전기차 인도량 발표와 10월10일 사람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100% 자율주행 차량인 로보택시 공개, 10월18일 올 3분기 실적 발표에 달렸다.
지난 19~25일 사이에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도 1716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반도체주도 대거 순매도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난 18일 0.5%포인트 금리 인하 이후 반도체주가 반등하자 매물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가 1억7831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이는 직전주 951만달러 대비 순매도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8월22~28일 주간부터 3주 연속 SOXL을 순매수하다 2주 연속 순매도로 돌아섰는데 9월 이후 SOXL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이익 구간에 들어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개별 반도체주도 순매도 대상이 됐다. 특히 엔비디아는 직전주 8875만달러에 이어 7048만달러가 순매도됐다. 직전주에 주가가 115달러를 넘어서면서 순매도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15~21일 주간부터 6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가며 주가가 110달러 안팎에서도 소폭의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약화됐다는 의미다.
브로드컴과 AMD는 각각 2217만달러와 2155만달러의 매도 우위로 2주 연속 순매도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3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애플이었다. 애플은 1억6923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애플 주가는 지난 8월 중순에 220달러를 회복한 뒤 220달러대에 정체돼 있다. 지난 13일부터 아이폰 16 판매가 시작됐지만 주가에 별다른 상승 촉매는 되지 못하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9~25일 사이에 기술주가 큰 폭으로 오르자 나스닥100지수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8640만달러 순매도했다.
이외에 AI(인공지능) 데이터 분석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가 1948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팔란티어는 지난 23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며 중국 증시가 급등세를 이어가자 FTSE 챠이나5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불 3배 ETF(YINN)가 차익 실현 매물로 1931만달러 순매도됐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지난 19~23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로 2789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가 지난 8월 초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했다 금세 급반등하자 지난 8월 말부터 5주 연속 SCHD를 순매수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많이 오른 상황에서 향후 경제 전망을 확신할 수 없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9월30일 배당금 지급을 겨냥해 SCHD를 순매수한 것일 수도 있다.
서학개미들이 증시 하락에 강하게 베팅한 것도 주목된다. 서학개미들은 각각 ICE 반도체지수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를 2572만달러와 1879만달러 순매수했다.
하지만 일부 서학개미들은 이와 반대로 디렉시온 데일리 NYSE 팡(FANG)+ 불 2배 ETF(FNGG)를 1537만달러 순매수하며 대형 기술주 상승에 베팅했다.
FNGG는 빅테크를 비롯한 10개 기술주에 동일하게 투자하는 NYSE FANG+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한다. 이 지수를 구성하는 10개 기술주는 아마존, 알파벳, 메타 플랫폼,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넷플릭스, 브로드컴, 스노우플레이크 등이다.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들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불 3배 ETF(TMF)도 1869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락하다 막상 지난 18일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내리자 반등했다. 이에 지난 18일 전후로 TMF 가격이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국채 가격은 국채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외에 S&P5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뱅가드 S&P500 ETF(VOO)가 1704만달러 순매수됐다.
또 금리 인하시 건설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로 아이셰어즈 미국 주택건설 ETF(ITB)가 1163만달러, 비트코인 자산이 많아 비트코인 대체 투자로 활용되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1152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이 최근 사상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는 메타 플랫폼을 1121만달러 순매수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 25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1094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였다. 마이크론은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급등해 실적 발표 전 매수자들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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