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軍의 미래' 청년간부가 떠난다

안두원 기자(ahn.doowon@mk.co.kr) 2024. 9. 3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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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은 국군에 축하를 전한다.

6·25전쟁에 전차 한 대도 없이 나섰던 국군은 올해 국방예산이 세계 10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스스로 발전하려는 군의 노력에 더해 식민지 경험, 남북 분단과 대치, 동북아의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시대별 상황이 맞물려 국군의 드라마틱한 성장이 가능하게 해준 배경이 됐다.

힘든 훈련 끝에 국군의 미래를 책임질 간부로 임관한 이들이 중도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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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은 국군에 축하를 전한다. 1948년 창설 당시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면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그대로 들어맞는다. 6·25전쟁에 전차 한 대도 없이 나섰던 국군은 올해 국방예산이 세계 10위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K방산'의 지난해 수출 규모는 세계 9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스스로 발전하려는 군의 노력에 더해 식민지 경험, 남북 분단과 대치, 동북아의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시대별 상황이 맞물려 국군의 드라마틱한 성장이 가능하게 해준 배경이 됐다.

하지만 규모를 키워서 발전을 해나가는 성장 공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인구 구성이 변하면서 병력 규모는 줄어들고 있고 인공지능(AI)이 전투 현장에 앞다퉈 적용되고 있다. '작지만 강한' 군으로 탈바꿈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21세기에 들어맞는 '강소(强小)형 군대'를 향해 가려면 현재의 경로를 바꿔야 한다. 내년 국방예산안(60조원)에서 고정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경직성 비용(병력운영비)이 약 25조원이다. 본질적으로 소비집단인 군대라고 하더라도 대규모 상비군을 평시에 유지하는 것은 재정과 인적 자원의 효율적 운영에 배치된다.

효율적인 작고 강한 군대를 지향하는 것과 병장에게 월급을 200만원 주는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국가관과 전문성을 갖춘 소수 정예의 직업군인에 대한 보상을 늘리는 게 올바른 방향성이다. 짧으면 18개월, 길면 21개월을 의무복무하는 사람과 군인으로서의 삶을 걸고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사람 중에 '강소형 군대'에 적합한 쪽은 당연히 후자다. 하지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정책이 굳어져버린 상태다. 바꾸려면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직업군인의 길은 이미 젊은이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군 복무 5~10년 차인 젊은 간부 중 이직자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9000명을 넘었다. 힘든 훈련 끝에 국군의 미래를 책임질 간부로 임관한 이들이 중도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사관학교와 학군사관(ROTC) 지원이 급감하고 졸업 후 군에서 일정 기간 복무해야 하는 특수학과들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은 게 엄연한 현실이다.

보상은 예산 투입으로 풀 수 있지만 더 어려운 게 국가관과 사명감을 갖춘 직업군인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군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청년 간부를 키워내는 역할은 현직 고위 장성의 몫이다. 젊은 후배들에게 애국심과 군인정신을 전해줄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그 일을 맡길 바란다.

[안두원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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