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지지율 동반 추락에 위기감 고조…"재보선도 불안"(종합)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철선 조다운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시에 정부 출범 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자 여권 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23∼27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07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해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5.8%를 기록했다. 지난 26∼27일 1천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9.9%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 모두 정부 출범 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 국민의힘은 28%를 기록했다. 이후 반등하긴 했지만, 역시 정부 출범 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총선 참패와 한동훈 지도부 출범 이후에도 당정의 지지율이 저조한 흐름을 보이는 데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 의정 갈등 장기화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 여사와 관련해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천개입 의혹 등이 연쇄적으로 나오는 게 당정 지지율에는 악재다. 김 여사 문제를 집요하게 건드릴수록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본 야당은 특검법 추진과 국정감사 증인채택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여사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거나 수사 중인 사안을 야당이 '정쟁용' 또는 '방탄용'으로 악용한다고 방어막을 치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김 여사 사과 여부를 두고 엇갈린 목소리가 나온다.
친한(친한동훈)계인 김종혁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김 여사 부분은 사과라든가, 어떠한 매듭이 없으면 계속 끌려가게 될 것이다. 굉장히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며 김 여사 사과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완료가 안 됐고, 섣불리 사과할 타이밍이 아니다"라며 "사과 한마디 하면 야당은 국감에서 '잘못을 시인했다'며 다음 단계로 또 나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한 대표가 주도하는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지지부진한 것도 당정의 '무능'으로 비치면서 지지율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내년도 의대 정원과 협의체 참여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양보 없는 힘겨루기만 이어가는 가운데, 여당이 중재 과정에서 정부와 '불협화음'을 드러내며 오히려 당정 갈등 양상만 부각됐다는 지적이다.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의정 갈등을 풀려다가 '윤한 갈등'의 피로도만 높아진 게 지지율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면서 "당에서는 윤한 갈등을 풀고자 하는데 대통령실이 움직이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당이 지지율 하락 책임을 용산에만 떠넘기고 비난만 해서는 지지율이 올라갈 수 없다"며 "지지자들도 당정이 싸우는 모습에 걱정을 많이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지율 하락에 따른 당내 위기감은 당장 보름여 앞둔 재·보궐선거에 대한 불안감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번 재보선은 기초단체장 몇 곳만 뽑는 '미니 선거'이긴 하지만 총선 이후 민심이 실제로 드러나는 풍향계이기 때문에 당에선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초 단체장을 뽑는 4곳 중 2곳은 여권 지지세가 강한 부산 금정구와 인천 강화군에서 치러지지만, 최근의 당정 지지율 하락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의원은 통화에서 "보수 정서가 짙은 두 지역에서도 의정 갈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강화도 여론이 심상치 않고, 야권 후보 단일화 변수가 있는 부산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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