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SNS 수렁’에서 청소년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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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20억명 넘게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 최근 '10대 계정'(Teen Accounts)이라는 청소년 이용자 보호책을 발표하고, 18살 미만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계정을 '비공개'로 강제 전환하기로 했다.
비공개 계정이 되면 계정 주체인 청소년이 동의한 사람만 게시물을 보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에스엔에스가 청소년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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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20억명 넘게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이 최근 ‘10대 계정’(Teen Accounts)이라는 청소년 이용자 보호책을 발표하고, 18살 미만 인스타그램 이용자의 계정을 ‘비공개’로 강제 전환하기로 했다. 비공개 계정이 되면 계정 주체인 청소년이 동의한 사람만 게시물을 보거나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부모가 자녀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도 있게 된다. 한국은 내년 1월께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축적된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에스엔에스 기업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조처를 내놓은 데는 전세계적인 에스엔에스 규제 움직임이 자리하고 있다. 에스엔에스 기업이 온라인상에서 ‘절대적 자유’를 누려온 반면, 이를 통해 유통되는 폭력·마약·성학대 등 유해 콘텐츠 범람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에스엔에스가 어린이·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해악에 대한 우려가 많다. 정체성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이 시기엔 가뜩이나 또래들과 비교하거나 영향받는 경우가 많은데, 에스엔에스가 부정적 영향의 핵심 ‘기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공중보건정책을 총괄하는 비벡 머시 공중보건서비스단장 겸 의무총감은 지난해 미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에스엔에스를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은 우울증 위험이 2배로 높아진다”고 밝혔다. 각종 유해 콘텐츠가 청소년의 몸과 마음 건강을 해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에스엔에스 사용을 ‘긴급한 공중보건 위기’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에스엔에스가 청소년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에서 유행한 ‘블랙아웃 챌린지’는 기절할 때까지 목을 조르거나 가슴을 압박하는 것으로, 또래들의 유행에 따르다 청소년들이 숨진 사례가 여럿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매년 스마트폰 사용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과의존 위험’ 비율을 조사하는데, 지난해 기준 만 10~19살 청소년의 과의존 비율은 40.1%로 성인(22.7%)보다 높았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6살 미만 청소년의 에스엔에스 하루 이용 한도 설정 등을 뼈대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14살 미만 어린이의 에스엔에스 가입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 에스엔에스의 사회적 책임이 주목받고 있다.
최혜정 논설위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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