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발주한 컨테이너선사들…"연료, 선가, 납기 영향"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최근 선대 확장에 나선 컨테이너 선사가 중국 조선소에 다수 선박을 발주한 가운데, K-조선은 선별 수주로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세계 5위급 독일 선사인 하팍로이드는 중국 조선소 2곳에 컨테이너선 24척을 발주했다. HMM 등과 함께 구성한 디얼라이언스를 탈퇴하고 새로운 해운동맹 제미나이를 구성하며 시작한 선대 확장의 일환이다.

하팍로이드가 발주한 선박은 1만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 10척(옵션 10척 별도)과 9200TEU 5척(옵션 5척 별도)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세계 1위급 선사 스위스의 MSC는 2만1000TEU 10척을 중국 헝리중공업 조선소에 발주할 계획을 세웠다. 덴마크 선사 머스크도 중국 뉴타임스조선과 양쯔강조선에 각 옵션 포함 12척과 10척을 발주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조선소가 주요 선사 발주 컨테이너선을 싹쓸이하면서 K-조선의 하반기 수주 물량 감소를 우려하는 말도 나왔지만, 업계는 '선별 수주'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최근 발주되는 선박 규모가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분류되는 2만2000~2만4000TEU에 못 미치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가격은 척당 2억7200만 달러 수준이다.

하팍로이드가 중국에 발주한 선박은 1만7000TEU 선박은 2억달러, 9200TEU 선박은 1억40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면 한국 조선소가 주로 수주하는 LNG운반선 평균 가격은 이보다 높은 2억6000만달러 수준이다.

즉 한국 조선사들은 공정 일정에 가장 효율적인 시기에 고가의 컨테이너선 수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컨테이너선 22척을 수주했고, 한화오션은 6척 수주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암모니아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는 연료였다면 기술력에 강점이 있는 한국 조선소 발주 가능성이 더 높았을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선사 별로 선호하는 신재생 에너지 연료가 상이하지만, 최근 발주된 선박 대부분은 액화천연가스(LNG)를 활용하는 이중연료 엔진이다. 중국 조선소의 생산 경험도 많고, 신재생 에너지 대비 필요 기술력이 적다.

한국 조선소는 3년 이상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황으로 납기 일정이 중국 조선소가 비교적 빠르다는 말도 들린다. K-조선은 저가 대신 고가 선박을 선별 수주하는 것이 유리해 무리한 일정을 제시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선박을 수주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수주 물량이 감소하더라도 선사 중심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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