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별·바다 과학축제 “부산 이색 관광상품 가능”

장세훈 기자 2024. 9. 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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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 ‘별 보러 올래?’ 국내외 관광객 가을 추억 만끽
해운대서 토성 관측, 해변음악회 등 도시 품격 높인 축제

해운대의 가을바다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을 매료시킨 과학축제가 열렸다. 대한민국 최대 해수욕장에서 태양계 여섯 번째 행성인 토성의 환상적인 고리를 관측하고 밤하늘을 배경으로 한 무대공연과 마술쇼 등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백사장에는 천문과학체험의 장이 펼쳐졌다.

지난 27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서 진행된 ‘제1회 해운대 별·바다 과학축제’가 이색 관광문화 프로그램으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7일 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천체망원경으로 토성을 관측하기 위해 줄을 선 관광객들.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 제공


부산과학기술협의회와 해운대구청이 공동 주최한 ‘해운대 별·바다 과학축제’는 당초 지난 21일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기록적인 폭우 탓에 이날로 연기됐다. 부산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과학창의재단 후원으로 진행된 밤바다 과학축제는 순연된 만큼 더욱 알찬 행사로 꾸려졌다.

메인 타이틀을 ‘별 보러 올래?’로 선정한 이번 과학축제는 해운대해수욕장을 병풍처럼 둘러싼 도심의 초고층 빌딩 숲과 천혜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여느 관광문화축제와는 성격이 다른 형태였다. 부산의 특색을 가장 잘 살리고 도시 품격까지 높일 수 있는 이색 관광문화 프로그램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운대를 대표하는 축제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을 가득 메운 관광객들이 하늘을 배경으로 한 과학축제 무대공연을 감상하고 있다.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 제공


이날 오후 5시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서 해변음악회로 문을 연 과학축제는 당시 구남로와 해수욕장을 찾은 5000여 명(연인원)의 관광객들에게 이채로운 풍경과 체험 현장을 제공했다. 가을 바다를 즐기던 사람들이 해변을 오가다 자연스럽게 과학축제를 접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해변음악회의 운치는 남달랐다. 바이올린, 클라리넷, 피아노, 바리톤 가수로 구성된 연주팀 ‘필슈파스’가 출연해 가을 밤바다를 클래식 선율로 수놓았다. 클라리넷 악기가 주도한 이날 공연에는 ‘10월의 마지막 밤’ ‘베사메무초’ 등 일반인들의 귀에 익숙한 작품이 주로 연주돼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초등학생 자녀와 해운대를 찾은 최경희(42·부산 동래구 사직동) 씨는 “그동안 수없이 해운대를 방문했지만 이번처럼 평생 기억에 남을 정도로 멋진 바다축제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무대공연은 이채로웠다. 무대 뒤 바다는 배경이었고, 초고층 빌딩 불빛은 조명이었다. 파도 소리는 자연 음향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외국 관광객들은 해운대 바다에서 유쾌한 가을추억을 쌓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변음악회에 이어 김풍선 씨가 등장해 선보인 풍선 마임과 매직 버블쇼에는 관객들이 한마음이 돼 즐기는 무대로 꾸며졌다. 특히 어린이 관객들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과학축제 무대를 빛낸 매직 버블쇼에 열광하는 관람객들.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 제공


국립부산과학관 최준영 교육연구실장이 무대에 등장해 여름과 가을철 별자리와 밤하늘을 관측하는 방법 등을 전하는 순간 이벤트광장은 과학강연장으로 변했다. 최 실장이 사회자와 함께 맛깔스러운 설명을 곁들인 과학퀴즈를 진행할 당시 무대와 객석은 하나가 됐다.

때맞춰 해운대 밤하늘에 짙게 드리워졌던 구름이 어느 정도 자취를 감추고, 저 멀고 먼 곳의 토성 관측이 가능해지면서 천체망원경 주변에는 신비로운 토성 고리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긴 줄을 서고 기다렸다. 백사장에 설치된 5곳의 체험부스에서는 참가자들이 과학체험에 열중했다. 해변 곳곳에서는 보물찾기 열기로 뜨거웠다.

해운대 별·바다 과학축제 체험부스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과학문화해설사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다.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 제공


부산과학문화거점센터는 바다는 물론 부산의 주요 관광지 등에서 천체 과학 세계를 시민과 함께 살펴보는 프로그램을 주력 행사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송정해수욕장에서 진행한 제3회 송정 별·바다 과학축제를 찾은 김성수 해운대구청장과 구의회 의원들이 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매력적인 관광축제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이번에 해운대 별·바다 과학축제가 열린 것이다. 제4회 송성 별·바다 과학축제는 오는 18, 19일 송정해수욕장 죽도문화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한민국 관광 일번지’ 해운대에서 펼쳐진 과학축제가 기대 이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만큼 해운대구청 측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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