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와 가을야구 사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던 한화…리빌딩은 끝나지 않았다
더 이상 꼴찌는 아니다. 프로야구 한화는 올해 144경기 66승2무76패(승률 0.465)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30일 현재 순위는 8위로, 1일 창원 롯데-NC전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롯데가 NC에 패하면 한화는 7위로 2024시즌을 마무리한다. 한화는 2018년 이후 6년 연속 가을 잔치에 참가하지 못했다. 연이은 실패 속에 성과를 찾아보자면, 3년 연속(2020~2022년) 꼴찌를 했던 한화는 지난해(9위) 최하위에서 벗어난 데 이어, 올해도 소폭 순위를 끌어올렸다.
더 달라져야 가을 문턱을 넘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류현진과 안치홍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한 한화는 2024시즌을 앞두고 ‘리빌딩 이즈 오버’(Rebuilding is over), ‘디퍼런트 어스’(Different us) 등 자신감이 담긴 슬로건을 내걸었다. 시작은 정말 그런 듯했다. 한화는 개막 10경기에서 8승2패의 성적을 거두며 잠깐이지만 단독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이때 ‘반짝’한 한화는 4월 들어 고꾸라지더니, 5월23일 밑바닥까지 찍었다. 한화는 나흘 뒤인 27일 최원호 감독을 경질한 뒤 6월2일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 시즌 도중 사령탑 교체라는 강수를 뒀지만, 애초 목표한 가을야구는 끝내 무산됐다.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한화는 막판까지 5위 싸움을 이어갔다. 그러나 전력의 한계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선발진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30대 후반의 류현진이 유일했다. 불펜에서 한 시즌 꾸준하게 활약한 투수는 마무리 주현상 정도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안치홍밖에 없다. 중심 타자 노시환과 채은성은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졌고, 개막 초반 미친 존재감을 자랑하던 요나단 페라자의 타격감은 서서히 식었다. 결과적으로 투·타에서 ‘상수’로 볼 선수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가을야구와 서서히 멀어져 가던 시점부터 김 감독은 내년에 활용 가능한 자원을 발굴하기 시작했다. 최인호, 이진영, 권광민 등 젊은 외야수들에게 이전보다 자주 기회가 돌아갔다. 김 감독은 최근 “경쟁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단체 훈련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 연습해야 진짜 자기 것 가질 수 있게 된다”며 “젊은 친구들이 더 노력하길 바란다. 그렇게 땀을 흘려야 부진할 때 다시 일어설 힘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일찌감치 20204시즌 종료 후 고강도 훈련을 예고했다. 마무리 훈련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올겨울 주요 테마는 수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한화는 인플레이 타구 중 아웃으로 처리된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인 수비 효율에서 0.649로 리그 8위에 그쳤다. 불펜의 중요성도 강조한 김 감독은 “승리조는 어느 정도 만들어 놨는데, 추격하는 상황에서도 싸워줄 수 있는 불펜진을 만드는 것이 숙제”라고 짚었다.
호기롭게 리빌딩 종료를 외쳤지만, 한화엔 시간이 더 필요했다. 한화는 2025시즌 새 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가칭)에서 다시 한번 가을야구에 도전한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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