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도 인정한 '천재' 잠재력, 마침내 30세에 터졌다! 손아섭-박건우 공백 든든히 채웠다
천재환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름대로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중간중간 기억에 남는다. 한층 발전하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며 2024시즌을 돌아봤다.
화순고-고려대를 졸업하고 2017년 NC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천재환은 스토리가 많은 선수다. 본인도 "편안하게 안주해본 적도 없고, 야구가 잘 돼서 마음이 편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입단 2년 차인 2018년 불의의 손목 부상으로 인해 시즌아웃됐고, 팀에서 방출돼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했다.
이후 NC에 재입단한 천재환은 2022시즌 처음으로 정식선수로 전환돼 1군 무대를 밟았다. 이어 지난해에는 78경기에 출전하며 외야 백업 한 자리를 지켰다. 다만 전반기 0.259였던 타율이 후반기에는 0.100으로 크게 떨어지며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천재환은 "지난해에는 초반에 꾸준히 나가다가 중간부터 경기에 못 나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만의 멘탈이 정립이 잘 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덜 단단했다"는 말로 이를 정리했다.
올 시즌 백업 외야수로 출발한 천재환은 5월 중순 잠시 2군으로 내려갔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손아섭(36)의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해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 돌아왔고, 이어 박건우(34)의 손목 골절로 인해 스타팅으로 자주 출전하고 있다.
팀 동료들도 천재환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올 시즌 이변이 없다면 홈런왕이 확정적인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33)은 자신이 지켜본 젊은 선수들 중 박한결과 박시원 등과 함께 천재환의 별명인 '지니어스'를 언급했다. 데이비슨은 "베테랑들을 잘 따라가면 성공적 커리어를 이룰 것이다"고 했다.
천재환은 "올해 계속 경기에 나가고는 있지만 내년에도 이러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지난해처럼 간헐적으로 나가더라도 흔들리지 않도록 그런 부분을 신경쓰면서 경기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부상으로 인해 천재환에게 본의 아니게 기회를 줬던 손아섭과 박건우는 2022년 입단 당시 천재환의 등번호였던 31번과 37번을 각각 가져갔던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다. 부상 후 따로 연락받은 건 없었다는 그는 "(박)건우 형은 한번씩 야구장에 와서 만나면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신다"고 전했다.
"많이 아쉽다"고 고백한 천재환은 "쟁쟁한 선배들이 빠져있어서 기량도 그렇지만 다른 선수들이 멘탈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 힘들었지만 그러면서 어린 선수들이 이기면 방법을 알고 성장했기에, 내년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데이터팀이나 전력분석 파트, 코치님들이 애써주셔서 수확이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올 시즌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도 천재환은 본인이 잘한 게임이 아닌, 팀의 11연패 탈출 경기(8월 21일 청주 한화전)를 꼽았다. 비록 자신은 병살타 포함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지만, 팀이 8-2로 승리하면서 악몽에서 탈출했다. 그는 "개인적인 건 하나도 없다. 그날 (김)형준이도 홈런 3개를 쳐주고, 경기가 안 풀리던 어린 선수들의 힘으로 연패를 끊어서 기억에 남는다"며 "많은 이야기는 않았지만, 선수들끼리 같은 감정이었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1군 경험은 세 시즌이지만, 어느덧 30줄에 접어든 천재환은 팀 내에서 중고참급에 있다. 젊은 선수들을 향해 그는 "올해 힘들었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기에 내년에는 개개인이 더 책임감을 갖고 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그렇지만 다들 자신감 갖고 경기에 임하면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서 내년에는 좀 더 잘해보자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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