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배달앱 네 탓 공방에 등 터진 자영업자·소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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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배달 앱 '이중 가격제' 논란 취재 현장에서 나온 말들이다.
이중 가격제는 같은 메뉴라도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판매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이후 이중 가격제 논란은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의 '네 탓 공방전'으로 비화했다.
배달 앱 책임 공방 속에서 자영업자·소비자가 겪는 이중 가격제 논란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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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으로 2만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시키면 수수료만 5891원이 나간다. 매장 가격과 다르게 할 수밖에 없다.” (서울 마포구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씨)
“햄버거 세트 하나를 배달 주문하려고 보니, 매장 주문 금액보다 1400원이나 비쌌다. 배달비가 0원이면 뭐하나. 결국 내가 배달비를 낸 꼴 아닌가.”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B씨)
지난 20일 배달 앱 ‘이중 가격제’ 논란 취재 현장에서 나온 말들이다. 이중 가격제는 같은 메뉴라도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판매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방식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오른 배달 앱 중개 수수료와 무료 배달로 인한 배달비 부담 탓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배달 앱엔 배달비 0원이 찍혔지만, 배달비 부담은 음식 가격에 포함된 채 소비자들의 몫이 돼버렸다.
이후 이중 가격제 논란은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의 ‘네 탓 공방전’으로 비화했다. 배달 시장 점유율 1위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무료 배달 경쟁의 판을 벌린 쿠팡이츠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배달비 부담 전가 구조를 공고히 했다는 것이다.
점유율 2위인 쿠팡이츠는 배민의 중개 수수료 인상으로 이미 가격 이원화는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주장한다. 업계 3위인 요기요는 배달 3사 중 가장 저렴한 수수료 및 배달 유형과 상관없는 배달비 100% 지원을 내세웠다. 배민·쿠팡이츠를 모두 지적한 것이다.
정부는 배달 앱과 입점 업체 간 상생 방안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은 두 달 넘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공전 중이다. 지난 24일 열린 제5차 상생협의체 회의에서는 중개 수수료 인하는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회의 초반부터 “수수료같이 민감한 주제는 뒤로 미루자”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여기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가격 남용 등 불공정행위를 이유로 배민을 신고하면서 간극을 메우는 건 더 어려워졌다. 현재 협회는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불공정거래행위도 파악하고 있다. 공정위도 배민의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정부·상생협의체는 오는 10월엔 반드시 상생안을 도출하겠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강제가 아닌 자율 규제 방식이다. 배달 앱 책임 공방 속에서 자영업자·소비자가 겪는 이중 가격제 논란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대로라면 배달 생태계가 무너지는 건 한순간일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외식업계는 울며 겨자먹기식 중개 수수료·배달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소비자들은 매장보다 더 비싼 가격의 음식을 시킬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뉴노멀’로 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더구나 현행법상 배달 앱 중개 수수료 인상은 관련 규제가 없다. 배달 앱 3사 마음대로다. 해외에서는 수수료율 상한제의 법제화로 마지노선은 정했다. 이중 가격제를 중심으로 인상된 중개 수수료·배달비 부담 논쟁이 한창인 지금, 배달 앱끼리 따지는 잘잘못은 의미가 없다.
배달업계도, 외식업계도 정말 상생할 의지가 있다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고래 싸움’의 끝이 공멸로 마감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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