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림문학상] 90년대 주름잡은 레슬러들이 이태원에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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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의 마지막 밤 핼러윈에 이태원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현실인지 환상인지 모를 기묘한 일이 일어난다.
1990년대 초반 WWE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전설의 레슬링 스타들이 이태원의 게스트하우스로 속속 모여들고, 주인공 '나' 역시 이 대회에 얼떨결에 참가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어린 시절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겨준 숙적을 마주치고 그를 상대로 최후의 일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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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2023년 10월의 마지막 밤 핼러윈에 이태원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현실인지 환상인지 모를 기묘한 일이 일어난다.
40대 중반의 주인공 '나'는 삼촌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매니저 일로 근근이 살아가는 처지다. 그런데 핼러윈데이 당일 아침 어릴 적 우상이었던 미국의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워리어'가 농담처럼 눈앞에 나타난다. 워리어가 오래전 세상을 뜬 줄 알고 있던 나는 그저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세계적인 배송업체 DHR에 주인공이 워리어 티셔츠 배송을 요청했는데 배송 사고로 티셔츠가 아닌 워리어 본인이 배송된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DHR은 프로레슬링 단체 WWE와 워리어의 반송을 위한 이벤트로 프로레슬링 '로열 럼블' 대회를 연다.
1990년대 초반 WWE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전설의 레슬링 스타들이 이태원의 게스트하우스로 속속 모여들고, 주인공 '나' 역시 이 대회에 얼떨결에 참가하게 된다. 그리고 '나'는 어린 시절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겨준 숙적을 마주치고 그를 상대로 최후의 일전을 준비한다.
제12회 수림문학상 당선작 '쇼는 없다'는 1990년대에 한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워리어, 헐크 호건 등 미국 프로레슬링 스타들이 등장해 판타지처럼 펼쳐지는 이야기다.
1990년대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각종 밈과 풍자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웃음을 자아내고 과거에 대한 향수를 진하게 자극한다. 동시에 그 웃음 뒤에는 과거에 머무른 채 진정한 어른이 되지 못하고 비루한 현실을 힘겹게 살아가는 중년층에 대한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도 담겨 있다.
판타지 가득한 기묘한 이야기를 킬킬거리며 몰입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찌질한 삶의 조건들을 벗어던지고 어릴 적의 숙적에게 용감히 돌진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이 작품은 안정적인 서사, 다양한 패러디와 재치 있는 에피소드로 소소한 재미를 던져주는 능력, 웃기는 이야기에서도 비애감을 끌어내는 능력, 소설의 전체적인 톤과 강약을 잘 조절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이태원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핼러윈이라는 시간적 배경, 프로레슬링이라는 소재를 적재적소에 설정한 작품으로, 프로레슬링 세계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면서 "이 작품이 가진 능숙함과 재치는 보다 많은 독자의 시선을 집중시킬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고 평가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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