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일방주 엔드필드 "그래픽 발군, 피지컬보단 뇌지컬 중요"

도쿄(일본)= 문원빈 기자 2024. 9. 3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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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바라보게 되는 일러스트 퀄리티 “완성본 기대되는 서브컬처 게임”
- TGS 2024 그리프라인 부스

도쿄게임쇼 2024에서 1~2홀 사이를 지나갈 때마다 특정 천장을 계속 바라보곤 한다. 개인 취향을 저격한 고퀄리티 캐릭터 일러스트가 눈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주변 방문객들도 무언가에 홀린듯이 위를 바라보며 걸어간다. 바로 그리프라인의 '명일방주 엔드필드'다.

엔드필드는 하이퍼그리프 디펜스 RPG인 '명일방주'를 기반으로 한 신작 오픈월드 RPG다. 플레이어는 엔드필드 공업 관리자로 오퍼레이터들과 함께 각종 침식 재해와 약탈자 그리고 위험한 토착생물 '아겔로스' 등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탈로스2 행성을 개척해야 한다. 

전작과 다르게 풀 3D, 오픈월드, 실시간 액션을 내세웠다. 4명의 캐릭터를 태그식이 아닌 필드에서 함께 협동해서 전투를 펼친다. 또한 탐사와 개척 테마에 맞춰 각종 재료를 모으고 시설을 만든 뒤 전선을 연결해 전력을 공급, 탐사 기지를 구축하는 일련의 과정도 세밀하게 구현했다.

이 게임은 글로벌 테크니컬 테스트로 게이머들을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 당시 비주얼은 합격점이었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성과 다소 밋밋한 액션이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과연 엔드필드는 테크니컬 테스트 이후 얼마나 발전했을까.

- 일러스트, 모델링, 연출은 끝내준다

가장 눈에 띄는 비주얼 요소는 이견 없이 훌륭했다. 애당초 명일방주는 고퀄리티 일러스트와 캐릭터 디자인으로 호평이 자자했다. 명일방주의 디자인 기반과 한층 상향된 그래픽 기술력이 만난 셈이니까 퀄리티 보장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작화의 선은 진한 반면 색감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반영돼 전반적으로 채도가 높고 수채화처럼 연하다. 덕분에 일러스트마다 고급스러움이 더해졌다.

캐릭터 디자인은 성숙미보다 귀여움을 강조했다. 여성 관리자 디자인은 붕괴 스타레일 스텔레 다음으로 기자의 취향을 저격한 주인공 캐릭터라서 보는 내내 미소를 지었다.

테크니컬 테스트와 비교하면 디테일이 강화됐다. 단순히 그래픽 요소가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 배경 요소 등의 동작도 한층 자연스럽게 변경됐다. 비주얼만 봤을 때 현 상태 그대로 출시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 전투는 속도감, 액션보다 전략, 빌드를 중시했다

전투에서의 밋밋했던 속도감은 개발진의 기조 때문인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TGS 2024 시연으로 엔드필드는 확실하게 피지컬보다 뇌지컬을 중시하는 게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물론 TGS 2024 시연 빌드는 극초반 분량이므로 정확하게 평가할 순 없다. 시연 빌드에서는 적의 기믹을 회피하는 대응이 점프뿐이었지만 이후 상황에선 다른 요소가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킬 이펙트와 효과가 이전보다 강화되어 스킬 사용의 손맛은 대폭 개선됐다.

그렇다면 엔드필드의 전투는 재미 없을까. 딱히 그렇다고 말할 순 없다. 속도감 넘치는 액션성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겐 아쉬울 수 있어도 스킬을 연계하거나 적의 공격에 맞춰 적절한 대응을 찾아내는 전략적 재미는 분명 엔드필드만의 강점이었다.

특히 적을 밀어내거나 넉백시키는 제어 스킬이 전략적 재미를 높였다. 각 캐릭터의 스킬을 얼마나 파악하고 응용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난도가 확연하게 차이 난다.

시연 빌드가 워낙 초반부 전투이기에 기자도 처음에는 너무 쉬워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최고의 효율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각 캐릭터의 스킬을 연계하고, 그렇게 좋은 결과를 창출하니까 그 과정에서 전해지는 성취감이 쏠쏠했다. 탄탄한 마니아 층이 형성될 만한 전투 시스템이다.

- 필드 구성은 탄탄한 편이다

필드는 명조: 워더링 웨이브, 원신 등 여타 오픈월드 RPG와 비슷한 수준이다. 필드에 서성이는 몬스터도 적절하게 배치됐고 채집물도 다양하다. 채집물은 특정 모션이 아닌 일반 공격으로 획득한다. 처음에는 성의 없다고 느꼈는데 계속 반복하니까 편의성이 높아 칭찬 포인트였다.

TGS 2024 시연 빌드에서는 각종 필드 콘텐츠를 심도 있게 즐기진 못했지만 엔드필드의 핵심인 자동화 건축 공업 시스템은 체험할 수 있었다.

엔드필드의 공업 시스템은 RTS 장르와 유사하다. 허브 베이스를 시작으로 세력을 확장해서 자원 수급량을 확대하고, 수급한 자원으로 각종 설비를 건설하고, 테크트리를 발전시켜 더 넓은 영역을 개척해 적에게 대응할 아이템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물론 이 비중이 전투 콘텐츠보다 높아서 액션성과 전투에 집중하길 원하는 게이머들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기자도 테크니컬 테스트 당시에는 불호였다. 하지만 TGS 2024 시연으로 다시 맛보니까 깊이 있는 전약성에 꽤나 몰입해서 즐길 만큼 매력적인 콘텐츠였다.

- 테크니컬 테스트보다 한층 재밌어진 공장 시스템

아쉬운 점도 당연히 있다. 전투에서의 타격감은 여전히 밋밋했고 특정 블록을 밀거나 당길 때의 상호작용 모션이 구현되지 않았다.

그리프라인 관계자는 "현재 디테일 요소와 부족하다고 평가된 피드백을 반영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다음 시연 빌드에서는 더 나은 모습의 엔드필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엔드필드는 명일방주 팬, 전략성을 중시하는 게이머, 고퀄리티 일러스트와 모델링의 서브컬처 게임을 기다리는 게이머에게 환호 받을 만한 수작이다.

원신이 오픈월드 탐험을, 붕괴 스타레일이 턴 방식 전투의 정수를, 명조가 속도감 넘치는 액션성을 대표하듯 엔드필드도 부족한 요소를 잘 보완한다면 전략성의 대표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일본 게임 어워드 2024에서도 이러한 장래성이 반영되어 퓨처 부문 상을 수상했다. 그리프라인은 "유저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는데 추후 완성된 모습이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게임이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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