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청구공사액 10대 건설사 중 7곳 ‘증가’... 현대 가장 많고 대우 증가율 최대
재무건전성 우려 커져… “보수적 관리 필요”
국내 10대 주요 건설사들 중 상반기 미청구공사 금액이 늘어난 건설사가 7곳에 달해 건설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건설사는 대우건설로, 지난 상반기 대비 약 30% 가까이 늘어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청구공사액이 전 동기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건설사는 대우건설이었다. 전년 동기에는 1조2513억원을 기록했는데, 29.3% 늘어난 1조6175억원을 기록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으로 인한 미청구공사액이 3034억원을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이라크 침매터널 공사 미청구공사액이 122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미청구공사액 비중은 작년보다 오히려 줄었다. 올 상반기 미청구공사 비중은 매출액(5조3088억원)대비 30.5% 수준으로, 지난해 상반기에는 매출액(3조2713억원) 대비 38.25%를 기록한 바 있다.
미청구공사액은 공사는 진행됐으나 건설사가 발주처에 공사비를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공정 기간이 오래 걸리는 건설업 특성상 통상 건설사들은 공사진행률을 감안해 미리 수익으로 잡아놓는다. 인식한 수익만큼 공사대금을 받는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하면 그동안 잡힌 미청구공사는 손실로 바뀌게 된다. 매출채권(공사대금)에 비해 회수가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금액이 급증할 경우 유동성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미청구공사액은 일반적으로 원자재와 인건비 등이 급등해 예정 원가보다 높은 비용이 발생했을 때 일어나는데, 그동안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 등이 발생한 점을 미뤄봤을 때 대부분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처럼 미청구공사액이 급증한 건설사는 대우건설 뿐만이 아니다.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많은 현대건설은 전년 동기(4조9700억원)보다 15.17% 늘어난 5조7242억원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올림픽파크포레온 사업(3230억원)으로 인한 금액이 가장 많았고, 사우디아라비아 마잔 가스처리 공장플랜트 공사(315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물산 역시 2조5032억원으로 상위 10개 건설사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2조4229억원)보다 3.31% 늘었다. 다음 금액이 높은 건설사는 롯데건설(1조7766억원)로 10개 건설사 중 3위를 차지했고, ▲포스코이앤씨(1조6188억원) ▲대우건설(1조6175억원) ▲현대엔지니어링(1조4623억원) ▲GS건설(1조2801억원) ▲SK에코플랜트(1조2230억원) ▲HDC현대산업개발(1조1394억원) ▲DL이앤씨(8818억원) 순으로 많았다.
10대 건설사 중 지난해 동기 대비 금액이 감소한 DL이앤씨와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하고 나머지 7곳은 모두 증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연간 매출액 대비 4분의1 이하 수준의 미청구공사액이 발생했을 경우엔 위험 수준이라고 평가하진 않는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을 제외하고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아직 리스크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청구공사 금액이 가장 큰 현대건설의 경우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2개년 연속 18%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들도 “공정률 진행에 따라 미청구공사 규모는 자연스러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업황이 좋지 않을 때일수록 미청구공사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업계에서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금액이 25% 이하 수준이면 괜찮다고 하는 것은 경험상으로 그렇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해놓고 돈을 못받은 금액이 늘어나면 흑자부도가 날 수도 있는 등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업황에 등락이 있는 건설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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