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꿈' 7광구…한일 공동개발협정 종료되면 중국만 '방긋'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한일 양국이 최근 공동개발구역협정(JDZ) 이행 관련 협의를 40년 만에 재개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협의가 종료됐다. 경제성을 놓고 양국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간 한일은 총 2차례 합동 탐사를 실시했는데 일본 측은 '대륙붕 7광구'가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뒤 우리 측의 추가 탐사 제안에 미온적 반응을 보여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일본 측이 유명무실해진 JDZ 공동개발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JDZ가 파기되면 이곳은 한중일 3국간 분쟁 수역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이 권리를 주장하고 나설 수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일 공동위는 지난 29일 JDZ 협정의 이행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JDZ 협정 관련 양국간 협의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할 뿐, 탐사 관련 별도의 입장은 내지 않았다. 경제성을 놓고 이견이 지속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뉴스1에 한일이 "기술적이고 실무적인 협의를 실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측이 협정 종료를 통보할 가능성에 대해서 이 당국자는 "아주 원론적인 입장에서 우리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사우디 10배 천연가스, 미국 4.5배 원유 매장?
그 중심엔 1960년대 발표된 이른바 '에머리 보고서'가 있다. 보고서는 7광구에 사우디아라비아 매장량의 10배에 달하는 천연가스와 미국 매장량의 4.5배에 해당하는 원유가 매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한일은 1974년 1월 영유권 문제를 잠정 보류한 채 대륙붕 공동개발협정, 즉 JDZ 협정을 체결하고 7광구를 공동개발 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7광구가 '경제성이 없다'란 일본 측의 소극적 태도로 그간 공동위는 소집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위원회가 개최된 건 1985년이다.
지난 40년 동안 한일이 탐사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한일은 1987년까지 공동개발을 진행했으나 경제성을 갖춘 유정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1990년대 이후 개발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2002년에 3D로 물리탐사 등이 진행된 바 있지만 소득이 없었다.
이후 일본 측은 추가 탐사에 대한 우리 측 제안에 줄곧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우리 측은 추가 탐사를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그동안 탐사 기술도 발전한데다, 2000년대 초반에 진행했던 탐사가 좁은 수역에서 진행된만큼 탐사 반경을 넓혀 평가 가능한 수준의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분석해보잔 것이다.
日, 독자 개발 노리고 협정 파기 통보?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일본이 독자적 탐사와 시추를 위해 협정을 파기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일 간 JDZ 협정 체결 이후 '대륙붕 자연연장설'에서 '중간선'(등거리선) 기준이 보편화되면서 국제법 추세가 일본 측에 유리해진 것도 사실이다.
다만 7광구는 우리의 대륙붕 주장과 일본의 대륙붕 주장이 겹치는 수역에 놓인 만큼, 국제법상 일방이 임의로 개발 또는 시추에 나설 수 없다.
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은 "국제 재판소에서 명확하게 금지 판결을 내린 게 시추다. 협정이 종료되더라도 일본이 조사, 탐사 등 일반적인 국제재판소에서 위반이라고 생각되는 행위 이하의 행위를 할 수는 있어도 시추 또는 일방적 개발은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우리 측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참전, 한중일 3국 분쟁 가능성
양 소장은 "JDZ 협정 종료는 중국의 주장이 강화될 상당히 좋은 호재"라며 "중국의 대륙붕은 우리 7광구의 끝단에 있는데, 한일간 JDZ 협정이 종료될 경우 중국은 자국의 권리를 다시 한 번 강화해서 주장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그 수역은 한일의 문제가 아니라, 한중일 3국의 문제로 확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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