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반 유무인복합체계 적용… 국산 헬기 경쟁력 강화

안소희 기자 2024. 9. 30.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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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가는 K­방산] KAI(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국산 헬기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LAH)에 적용가능한 유무인복합체계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KAI 제공
인공지능(AI)이 알파고 쇼크로 세상을 뒤흔든 지 8년이 지났다. 그동안 AI는 더 이상 바둑판에만 머무르지 않고 금융과 IT 산업부터 가전, 스마트폰까지 우리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바야흐로 AI 전성시대로 무기체계도 예외가 아니다. 방위산업과 첨단산업의 정점에 있는 헬리콥터에도 AI가 급속도로 적용되고 있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만든 최초의 국산 헬리콥터 ‘수리온’은 올해 6월 육군 수리온 양산사업 최종호기를 납품했다. 낡은 외산 기동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수리온이 2010년 12월 양산에 착수한 지 약 14년 만이다. 최종호기가 납품됐지만 수리온의 진화는 멈추지 않는다.

대한민국 육군은 과거 근접전 위주의 전투 양상에서 벗어나 유무인복합 전투체계를 골자로 하는 ‘아미 타이거’를 도입해 미래 전장에 대비하고 있다. 전투 플랫폼에 AI 기술을 적용해 감시·정찰의 정밀도를 올리고 초연결 전투체계를 구성함으로써 전투원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효과적인 전투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우리 군의 목표에 발맞춰 KAI도 수리온, 소형무장헬기(LAH) 등 국산 헬기 플랫폼에 무인기를 접목한 AI 기반 유무인복합체계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AI 기반 유무인 체계 적용으로 조종사 생존성 대폭 향상

KAI는 미래형 전투체계를 갖추기 위해 올해 2월 유무인복합체계(MUM-T) 등 차세대 공중전투체계의 핵심 기술 개발에 1025억원의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렸다.

유무인 복합체계가 실용화되면 조종사가 탑승한 유인기와 무인기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복합 편대 운용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유인 헬기가 수행하던 감시, 정찰, 공격 등 위험 임무를 무인기가 일부 대체하면서 조종사의 생존력을 높이면서도 공격력이 강화된다.

KAI는 수리온에서 무인기를 조종·통제하고 영상 정보를 실시간 획득하는 등 회전익 유무인 복합체계의 기반 기술을 확보 중에 있으며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10월 2일부터 6일까지 계룡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에서도 KAI의 헬기 라인업에 공중발사무인기(ALE)가 적용된 유무인 복합체계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KAI는 이미 올해 영국, 이집트, 폴란드 등지에서 개최된 해외 방산 전시회와 국제 에어쇼에서 수리온과 LAH에 ALE를 적용한 유무인 복합체계를 공개해 해외 고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리온 260여 대 국내 군·관용 헬기로 활약

수리온은 육군 기동헬기 이외에도 군 파생형인 의무후송 전용 헬기 메디온과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으로 개발해 운용되고 있다. 경찰, 소방, 산림, 해경 등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관용 파생 헬기로도 개발해 활약하고 있다.

나아가 KAI는 마린온을 기반으로 LAH 사업을 통해 확보한 최신 항전무장체계가 적용될 상륙공격헬기와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헬기(MCH)도 2026년까지 개발 중이다. 두 기종은 대한민국 해군과 해병대의 핵심 항공전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 헬기를 운용 중인 국가들은 부품 수급, 후속 지원 등 운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의 대체 기종으로 성능이 검증된 국산 헬기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폴란드와 말레이시아로 다목적전투기 FA-50의 수출 계약이 연달아 성사되고 LAH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성공적인 개발이 알려지면서 KAI의 헬기 플랫폼에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리온 전력화 11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그동안의 성공 DNA를 기반으로 상륙공격헬기·소해헬기 등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생존성을 대폭 향상해줄 AI 기반 유무인복합체계 적용으로 국산 헬기가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국산 헬기 첫 수출이라는 대한민국 항공산업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될 대업이 기대되는 이유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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