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30] 스시바에 가고 싶어
일본 대표 음식으로 첫손에 꼽히는 스시의 역사는 유구하다. 스시는 우리나라의 가자미식해처럼 곡물 발효를 통한 생선의 저장 보존식 형태로 시작했지만 천 년 전 가마쿠라 막부 시대에 이르러 발효를 중간에 멈추고 생선과 밥을 같이 먹는 방식으로 분화 발전한다. 이런 발효 초밥의 전통은 붕어를 밥에 절인 방식으로 만드는 후나즈시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즉석에서 손으로 쥐어주는, 긴 발효 과정을 생략하고 대신 식초로 그것을 대체하는 현재의 니기리즈시가 출현한 것은 도쿄 중심의 에도 시대에 이르렀을 때의 일이다. 이 시대에 이르러 스시는 다양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경쟁하는 숙수들의 문화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스시의 핵심은 해산물과 쌀이다. 이 둘은 섬나라 일본이 포기할 수 없는 식재료의 원형이다. 최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쌀농사 작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일본을 찾는 관광객은 크게 증가해 초유의 쌀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2024년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은 1780만명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미식 도시 오사카에서 1981년 결성한 여성 트리오 펑크록밴드 소넨 나이프는 오사카 출신답게 음식을 심심찮게 자신들의 노래에 등장시키는데, 스시에 대한 애정을 담은 이 노래는 거의 스시 가게의 웰컴송으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흥겹고 사랑스러운 록 음악이다.
“스시바에 가고 싶어/ 당신과 함께 갈 거야/ 새끼 방어, 오징어, 새우, 문어, 다랑어, 관자/ 이번 주 금요일 밤 어때?/ 난 기다릴 수 없어/ 붕장어, 성게, 참치 뱃살, 낫토, 장어, 피조개/ 오 얼마나 멋지고 건강에 좋은 것들인지/ 스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본 음식/ 오, 식재료의 화려한 색채 예술/ 스시는 아름다운 일본의 음식(I wanna go to a sushi bar/ I wanna go with you/ Hamachi, Ika, Ebi, Tako, Maguro, Kaibashira/ How about this Friday night?/ I can’t wait to go/ Anago, Uni, Toro, Natto, Unagi, Akagai/ Ooo, how nice! Healthy menu/ It’s my favorite Japanese meal/ Ooo, colorful art of the food/ It’s a beautiful Japanese m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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