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의 '이그니오 때리기'에…"자원순환 밸류체인 핵심" 고려아연 반박

2024. 9. 2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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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니오 프랑스 공장 전경.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고려아연·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신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미국 자회사 이그니오에 대한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홀딩스를 2022년 5800억원을 들여 고가 인수했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제련사업을 친환경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2022년부터 2차전지 소재,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자원순환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 중인데, 이그니오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완성할 핵심 자회사로 꼽힌다.

 

 "영풍·MBK, 고려아연 친환경 신사업에 대한 몰이해 심각"

이와 관련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TD사업총괄)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의 사업에 대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사업 몰이해 수준은 심각하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이그니오에 대한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각국 정부의 ESG 규제 강화 및 중국의 공격적인 동 스크랩 확보 등 심화하는 경쟁에서 현지화를 통한 원료의 안정적 수급 능력 확보를 위해 세계 최대 전자전기폐기물 발생국인 미국과 프랑스에 소재한 이그니오를 인수했다"며 영풍과 MBK가 산업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이그니오는 전기전자폐기물 원료 확보, 전처리, 중간제품 생산, 주요 시장의 네트워크를 보유한 기업으로 동 2차원료 중심의 밸류체인 완성과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한 축인 자원순환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자회사"라고 강조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 사진=고려아연



 

 "'트로이카 드라이브' 밸류체인 구축의 핵심…2028년 연매출 1.8조"

박 대표는 "당사는 현재 연간 4만톤의 동 생산 능력을 100%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연간 15만톤으로 증산하는 계획을 수립했고, 이를 위해 30년간의 건식로 운전 노하우를 집약한 1차 건식 동 제련 투자를 1420억원 규모로 집행하고 있다"며 "2028년 모든 투자가 완료되고 연간 15만톤의 동제품과 부산물인 은, 금, 팔라듐 등 생산 시 그로 인한 추가 매출은 약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100% 재활용 원료, 즉 동 제련에 있어 이차 원료를 사용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탄소배출을 줄여 친환경 메탈 생산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의 미래 사업 방향이며, 친환경 에너지 소재 기업이라는 비전과도 일치한다"며 "다만 용도를 다한 폐기물을 원료로 하는 사업인 만큼 원료 수급의 불안정성이 매우 높아, 이 때문에 일찌감치 전자폐기물 관련 기업 인수를 검토해 왔고, 2022년 이그니오를 인수해 원료의 안정적 수급 능력을 확보했다"고 했다.

이그니오 인수 효과에 대해서는 "전자폐기물 등의 동 스크랩의 안정적인 확보뿐 아니라 신사업 확대까지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 내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이 완료되면 이그니오에서 공급한 폐배터리의 동을 원료로 고려아연이 100% 리사이클 동제품을 생산하고, 그 동제품을 원료로 2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폐배터리 내의 동 순환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처럼 이그니오를 통한 동 생산은 단순한 동제련을 넘어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핵심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박 대표가 "영풍·MBK파트너스에 맞설 힘과 지혜를 갖췄다"고 밝혀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매수 반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박 대표는 "고려아연은 투기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지난 13일 감행한 적대적 M&A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약탈적 투기적 자본에 의해 글로벌 핵심 소재 및 원자재의 탈중국 공급망이 훼손되지 않도록 회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숙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려아연과 저를 비롯한 구성원들에게 있어 짧고도 참 긴 시간이었지만 어둠의 기운은 점차 사라지고 아침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동이 트고 있다"며 "그들이 쉬운 먹잇감과 재물로 생각했던 고려아연이 왜 세계 1위 기업에 올라설 수 있었는지 그 저력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다행히 고려아연을 지지하는 많은 분의 도움과 조언에 힘입어 저들에 맞설 수 있는 힘과 지혜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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