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저장 ‘황령산 터널 배수지’ 어쩌나
[KBS 부산] [앵커]
부산시가 황령산에 대형 터널을 뚫어 수돗물을 저장하는 배수지를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주민 반대 속에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는데요,
대안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 남구와 부산진구 등 4개 구를 끼고 있는 황령산입니다.
부산시가 이곳에 민자 사업으로 천2백억 원 규모의 '터널 배수지'를 짓기로 하고 3년 전 시의회 동의도 받았습니다.
산자락인 남구 대연동과 부산진구 전포동을 잇는 폭 10m, 길이 1.2㎞의 터널로, 정수장에서 끌어온 수돗물 7만 5천 톤을 저장할 거대한 물탱크를 만드는 겁니다.
송수관로에 문제가 생겨 급수가 중단될 경우 주민 46만 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시설이지만, 아직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구 쪽 배수지 출입구가 아파트 단지와 바로 맞닿아 있어 안전을 걱정하며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착공 전 반드시 거쳐야 할 남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도 미뤄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부산시가 공문을 보내 위원회 안건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남구청은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철호/부산 남구청 안전도시국장 : "아직까지 주민 의견 수렴이 안 된 상태고, 그 전에 이뤄질 주민 설명회에 대해서 미흡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부산시는 배수지 출입구 주변에 주민 편의 시설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다만 대체할 장소를 찾아 터널을 뚫는 위치를 바꾸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박순걸/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 : "현재 계획 중인 황령 제3터널 등을 횡단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치 변경은 힘들지 않나…."]
안정적인 급수를 위한 필수 시설이지만,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2년 뒤 착공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그래픽:김소연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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