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마늘·왕의 녹차’…위상 흔들
[KBS 창원] [앵커]
경남의 대표 농산물인 남해 마늘과 하동 녹차, 최근 20년 사이 생산량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공정이 복잡하거나 기계화가 쉽지 않은 데다, 농촌의 고령화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보도에 이대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남해에서 20년 넘게 마늘 농사를 지어온 정기룡 씨, 밭 면적만 만 7천 ㎡, 신농법을 도입하며 지역 대표 마늘 장인이 됐지만, 올해는 마늘 대신 시금치를 심기로 했습니다.
마늘은 시금치보다 2배 이상 손이 많이 가는 데다, 최근 10년 사이 농사일을 도와주던 숙련된 마을 어르신들이 급격히 줄면서, 더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정기룡/남해군 이동면 : "벌써 예전에 나이 드신 분들은 (마늘 농사를) 포기했고요. 그러니까 저희같이 젊은 사람도 포기하는 경우가, 제일 문제가 인력입니다."]
대신 이 같은 농기계를 쓰면 되지만 남해 마늘밭 대부분이 천㎡ 이하로 손익이 맞지 않은 데다, 상당수가 진흙땅이어서 농기계 진입도 어렵습니다.
20년 전 천 5백ha에 달하던 남해 마늘밭은 지난해 3분 1수준으로 줄어든 상황, 생산량은 2만 톤에서 5천 톤가량으로 4분의 1로 급감했습니다.
녹차 시배지가 있는 하동군 화개면, 만 ㎡ 규모 녹차밭이 칡덩굴과 잡초에 완전히 뒤덮여 진입조차 할 수 없습니다.
2년 전에만 해도 녹차 수확이 활발했던 곳.
하지만 80대 밭 주인이 건강상 이유로 농사를 포기하면서 1년 만에 이처럼 변한 겁니다.
하동의 녹차 생산 농가 수는 지난 10년 사이 절반가량 감소했습니다.
2016년 2천 톤에 달했던 생산량 역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재배지가 대부분 산비탈에 있는 탓에 기계 투입도 어렵습니다.
[홍만수/하동녹차생산자협의회장 : "지금 다 그분들이 돌아가시고 점점 노령화되고 살아 있는 분들도 (농사를) 포기를 하고…. 어느 정도 인건비라도 나와야 (관리를) 할 건데…."]
농촌의 고령화로 지역 대표 농산물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그래픽:박수홍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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