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사 취업’ 미끼로 동료에게 수억원 갈취…9년 해외 도피한 40대 실형

기간제 교사들에게 정교사로 채용되도록 돕겠다며 수억원을 뜯어내고 9년간 해외로 도피한 4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조민혁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게 최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광주의 한 사립고등학교 중국어 교사로 일하던 2013∼2014년 동료였던 기간제 교사나 가족에게 "다른 학교에 정교사로 채용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 외에도 특정 대기업에 채용되도록 해주겠다거나 자녀가 특정 대학교에 합격하게 해주겠다고 거짓말 해 총 13명에게서 6억7000만여원을 받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돈을 도박으로 탕진하다가 수사가 시작되자 2014년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그는 현지에서도 온라인 게시판에 "티켓을 팔겠다"는 허위 글을 올려 54만원을 뜯어내는가 하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사들여 제3자에게 되파는 등 범죄를 지속했다.

9년여간 도피 생활을 해오던 A씨는 건강이 나빠져 지난해 7월 귀국했고 약 4개월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을 쉽게 의심하기 어려운 동료 교사나 후배들에게 먼저 접근해 채용과 관련한 그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해 범행했다"며 "편취 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안심시키고 집요하게 회유하는 등 범행의 완성을 위해 보인 태도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처지와 상황, 외부적 요인과 환경, 일부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피해 복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려는 태도가 엿보이기도 한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