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 11월에 만날까…조태열·왕이 “페루 APEC서 고위급 교류 공감대”
한국과 중국 외교 수장이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과 한반도 평화에 대해 논의했다.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45분간 회담을 했다고 외교부가 29일 밝혔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지난 5월 중국 베이징, 7월 라오스 비엔티안에 이어 이번까지 4개월여 사이 3차례 회담을 했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한·중 간에는 올해 하반기 APEC 정상회의 등 계기에 양호한 교류의 흐름을 이어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오늘 대화가 11월 APEC 정상회의 시 한·중 고위급 교류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올해 들어 한·중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하면서, 11월 APEC 정상회의 등 금년 하반기 다자회의에서도 고위급 교류를 이어나가기로 하고, 고위급 협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현재 세계가 혼란스럽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은 이웃 국가이자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한국은 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이익이 서로 융합돼 있는데, 이는 시장 규칙이 작용한 결과로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중국은 내년 한국의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를 지지하고 지역 경제 통합 과정을 추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양측이 올해와 내년 APEC 회의를 언급한 것은 각 회의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APEC 정상회의에는 한국 대통령과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해왔다. 시진핑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7월 방한한 이후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발표문에는 정상회담 관련 내용은 담겨 있지 않았다.
양측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 장관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기에 사용하는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시설 공개 등을 언급하며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계속해서 화해와 회담을 촉진하면서 (한)반도의 항구적 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곽희양·박은경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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