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대선 1년 전 ‘적합도 여론조사’ 개입 의혹…윤석열이 이재명 21%P 앞서 다른 기관과 ‘판이’

문광호·민서영 기자 2024. 9. 2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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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자문 맡은 미래한국연이 PNR에 의뢰…명씨는 부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총선개입 의혹 주요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대선 전 여론조사를 통해 윤 대통령 등에게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명씨가 자문으로 있던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해 실시한 대선 주자 적합도 조사 결과를 보고하며 윤 대통령과 가까워졌다는 주장이다.

경향신문이 29일 2021년 미래한국연구소가 의뢰하고 PNR이 실시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다른 기관 조사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3월28일부터 7월4일까지 미래한국연구소와 머니투데이는 PNR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총 13건의 결과를 공표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씨가 자문을 맡았던 회사이자 공천개입 의혹의 또 다른 핵심인 김영선 전 의원이 2019년까지 대표로 있던 곳이다.

2021년 3월27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1명을 대상으로 한 첫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 윤 대통령이라는 응답이 40.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8%로 나타났다(응답률 8.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3월30일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4%, 이 대표 지지율 21.1%로 집계됐다.

4월19일 이후 전국으로 대상을 확대해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이 대표를 항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19일 윤석열 34.0%·이재명 27.6%, 5월16일 윤석열 35.1%·이재명 28.3%, 6월6일 윤석열 35.7%·이재명 25.7%, 6월26일 윤석열 32.7%·이재명 25.5%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시기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지지율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21년 3월30일~4월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의 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지지율은 각각 23%로 동률을 기록했다(응답률 1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후로도 같은 해 7월 조사까지 최대 3%포인트 안팎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

명씨는 자신이 여론조사에 개입할 여지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기자에게 보낸 서명원 PNR 대표와의 통화 녹취에서 “여론조사는 ○○○이 다 돌리고 (나는) 여론조사 프로그램이나 코드를 사용할지도 모른다”며 “미래한국연구소에서는 영업수당 10원도 안 받았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의창 지역에 당선된 김 전 의원의 공천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19일 명씨가 2022년 5월9일 지인과 통화하면서 “사모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라고 말했다고 녹취파일을 인용해 보도했다. 명씨는 김 여사 초청으로 통화 이튿날 열린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문광호·민서영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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