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75년, 꿋꿋이 헤쳐온 감나무골 노부부

허진무 기자 2024. 9. 2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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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인간극장’

충남 부여군 감나무골에는 75년을 해로한 박철순씨(96)와 김옥윤씨(94)가 살고 있다. 한 동네 친구였던 두 아버지가 맺어준 두 사람은 연애는커녕 손도 안 잡아보고 부부가 됐다. 슬하에 딸 넷, 아들 넷을 뒀다. 박씨가 총각 시절 직접 지은 집에서 여덟 남매가 복작대며 살았지만 지금은 부부만이 집을 지키고 있다. 3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KBS1TV <인간극장>에선 철순 할아버지와 옥윤 할머니의 삶을 소개한다.

부부의 집은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텃밭에 자식들 주려고 심은 콩, 고구마, 가지, 호박이 무럭무럭 자랐다. 고향집에는 시도때도 없이 여덟 남매의 안부 전화가 걸려온다. ‘일하지 말고 집에만 계시라’는 당부다. 부부는 자식들에겐 ‘절대 일 안 한다’고 시치미를 뗀다. 100세가 가까운 박씨는 20㎏짜리 소금 자루도 번쩍 들어 이웃집에 배달해줄 만큼 건강하다. 어느덧 가을, 추석을 앞두고 큰아들부터 어린 증손주까지 집안 남자들이 모여 벌초를 시작한다. 부부가 함께한 75년, 굴곡진 삶이었지만 꿋꿋하게 살아냈다. 방송은 오전 7시50분.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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