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으로 그려낸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100년 후 사람과도 대화할 수 있기를”
한가람미술관서 11월17일까지
“그림은 ‘본다’기보다 ‘읽는다’고들 하지요. 언어가 달라도 이 읽는 행위를 통해 말과 뜻이 통합니다. 이 시대의 많은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나를 만나보지 못한, 100년 후 사람과도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불교계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인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이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 ‘성파 선예 특별전- 코스모스’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성파 선예 특별전- 코스모스’는 종교인이 아닌 예술가로서의 성파에 주목한 단독 전시다. 성파 스님은 1960년 불교에 입문해 1981년 통도사 주지를 지내고 2022년 제15대 조계종 종정으로 취임했다. 종교인으로 수행에 힘쓰는 한편 예술가로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불교미술과 서예, 한국화, 도자, 염색, 조각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성파 스님 평생의 화업을 총망라하는 120여점이 선을 보인다. 태초, 유동, 꿈, 조물, 궤적, 물속의 달 순서로 구성된 섹션에는 1980년대 공개한 금니사경부터 최신작인 옻칠 회화, 3m에 이르는 설치 회화까지 독특한 작품들로 가득하다.
특히 옻칠을 활용한 설치 회화는 그의 예술 세계를 폭넓게 들여다보게 한다. 성파 스님은 옻을 비롯해 닥나무, 달걀 껍데기, 밀가루풀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를 작품에 녹여내왔다. 성파 스님은 “옻은 수천년 세월 동안 부패하지 않고 내구성이 강하다. 그림이라는 예술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물질”이라고 말했다.
기획에 참여한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성파 작가는 통도사라는 예술학교에서 1300년 이어져온 전통을 완벽하게 체득했다”며 “옻이라는 물질과 성파가 완벽하게 하나가 되어 전혀 다른 세계를 연다”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 시각예술부 이소연 큐레이터는 “성파 스님이 ‘자연이 그리고 바람이 그리고 물이 그렸다’고 표현하시는, 새로운 기법으로 그려진 추상적인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며 “스님의 작품 세계를 되돌아볼 수도, 신작들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하게도 만드는 전시다. 가을의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는 이때 예술의전당에 오셔서 즐겨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17일까지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입장은 무료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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