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배민 ‘최혜 대우 요구’ 위법성 여부 따진다

김세훈 기자 2024. 9. 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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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들 음식값·할인 통일시켜
사실상 가격 조정 기능 무력화

배달의민족이 음식값·할인 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매장 가격과 앱 판매 가격에 차등을 두는 ‘이중가격’을 사실상 제한한 행위의 위법 여부도 따져볼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배민의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을 조사 중이다. 공정위는 배민이 점주에게 다른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메뉴 가격보다 낮거나 동일하게 설정하는 ‘최혜 대우’를 요구한 게 법 위반인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배민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한 바 있다.

최혜 대우는 배달앱 경쟁을 저해하고 입점업체의 수수료 부담을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최혜 대우 조항이 없다면 입점업체는 수수료가 높은 플랫폼에 음식 가격을 높여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공배달앱과 배민 수수료가 각각 1000원, 3000원이라면 입점업체는 배민의 음식 가격을 2000원 올려받는 식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러면 소비자는 음식 가격이 낮은 앱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배민은 소비자를 잡아두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 자연스럽게 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하게 된다.

그런데 최혜 대우 조항을 적용하면 배민에서 다른 앱보다 더 비싸게 팔 수가 없어 사실상 가격 조정 기능이 무력화된다. 공정위는 배달앱 시장의 수수료 인상과 소상공인 부담 가중의 원인이 이런 불공정 행위에 있다며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또 배민의 ‘동일가격 인증제’가 최혜 대우 요구에 해당하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배민은 배달앱 내 음식 가격과 매장 가격이 다를 수 있다는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목적으로 지난 7월 가격 인증제를 도입했다. 매장과 앱 가격이 같으면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를 준다. 입점업체들은 이를 점주의 가격결정권을 통제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혜 대우 요구는 시장 내 경쟁질서를 저해하는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라며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 측은 “최혜 대우는 경쟁사가 앞서 도입한 뒤 대응 차원에서 하게 됐다”며 “동일가격 인증제는 ‘배달앱 가격이 다른 경우 이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소비자원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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