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모든 독립운동 평가'에 독립기념관 건립 "세금으로 뉴라이트 기념관?"

조현호 기자 2024. 9. 2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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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사 "무장운동 독점안돼" MBC "뉴라이트 기념관 세금으로?"
"역사학계, 독립운동 부문별로 구분하는 건 조선총독부"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재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국가보훈부가 독립기념관과 다른 별도의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나서 윤석열표 친일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MBC가 28일 공개한 국가보훈부의 국회 정무위원회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출 '가칭 국내민족독립운동 기념관 건립' 문서를 보면, 보훈부는 “무장투쟁 및 중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에 비하여 교육 문화 분야 등 국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이 상대적으로 인지도 미흡”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 근거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라고 언급한 사실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어느 누구도 역사를 독점할 수 없다고도 했다. 한마디로 다른 유형의 독립운동을 더욱 평가해야 한다고 한 대통령의 말이 건립 추진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위치는 수도권이며, 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245억원을 들여 지하1층에서 지상 2층 규모(연면적 5000㎡)의 박물간 건립 계획을 세웠다.

정무위 소속 김현정 의원은 27일 보도자료에서 국가보훈부가 기존 독립운동기념관과 차별화한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2025년 국가보훈부 예산에 기본조사설계비 3억9900만원와 시설부대비 4000만원 등 4억3900만원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가보훈부가 의원실에 기념관 부지로 독립운동의 역사성이 있는 종로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썼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은 윤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 이후 추진된 것으로 사전에 타당성 평가를 거치지는 않았다”며 “천안 독립기념관과 별도로 운영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앞으로 부지나 명칭 등은 다시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김 의원실은 전했다.

김 의원은 “역사학계에 따르면 독립운동을 부문별로 구분 짓고 체계적으로 감시한 것은 일제였다”며 “실제로 조선총독부 경무국은 삼일운동 이후 독립운동을 민족주의운동, 사회주의운동, 노동운동, 농민운동, 청년운동, 소년운동, 형평운동으로 세분화하고 1920년대 단체들을 구분 지어 관리했다. 독립운동을 조선총독부가 분류한 국내 민족독립운동으로 한정하면 상해 임시정부를 비롯한 만주, 간도에서 벌인 항일무장독립운동은 배제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이 삼일운동의 정신을 '자유주의'라 하고, 독립운동에 반공 이념을 덧씌운 윤석열 대통령의 친일 역사관을 여과 없이 반영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초롱 MBC 주말앵커는 28일 '뉴스데스크' <'245억원' 독립기념관 추가 건립?‥또 뉴라이트 논란?> 앵커멘트에서 새 독립기념관 건립 계획을 두고 “만주 등지의 무장투쟁에 비해 덜 알려진 국내에서의 독립운동을 알리기 위해서라는데 결국, 뉴라이트의 시각을 반영한 기념관을 세금으로 짓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김초롱 MBC 앵커가 28일 주말 뉴스데스크에서 국가보훈부가 기존 독립기념관과 별도의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추진계획을 세우자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을 세금으로 짓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MBC는 리포트에서 “역사학계에선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시도처럼 독립운동을 국외 무장투쟁과 국내 교육문화운동으로 갈라치기하는 시각이 문제라고 지적한다”며 “국내 독립운동이 저평가 돼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뉴라이트적 인식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SBS도 같은 날짜 8뉴스 <새 독립운동 기념관‥뉴라이트 기념관> 리포트에서 “야당이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이 될 거라며 반발하고 있어서 예산통과부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29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우상으로 선언하려는 거냐”며 “뻔뻔한 역사 갈라치기와 선택적 우상화를 멈추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지난 3·1 기념사에서 그간의 독립운동사가 무장항일운동에만 치우쳤다고 자의적으로 판단하더니 느닷없이 245억 원을 들여 서울 종로 한복판에 이승만용 '국내민족독립운동' 전용 기념관을 만들겠다고 한다며 “역사학계는 상해와 만주, 간도에서 펼쳐진 항일무장독립운동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려는 시도로 역사를 갈라치기 도구로 쓴다며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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