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아니다' 58도루 오타니, 일본 양대리그 도루왕 합친 기록과 맞먹어...설마 역전하나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이제 58대 59다.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경이로운 도루 페이스로 또 하나의 믿기 어려운 성과를 앞두고 있다.
오타니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콜로라도를 13-2로 꺾고 4연승을 내달렸다.
28일까지 54홈런-57도루를 기록한 오타니는 콜로라도와 3연전을 끝으로 길고 길었던 2024년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한다. 내셔널리그 홈런과 타점 부문 2관왕이 확정적인 오타니는 타율 1위 탈환과 세계 최초 55-55 등 다양한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아시아 메이저리거 최초 60도루도 노리고 있다.
다양한 기록이 걸린 가운데 오타니는 첫 타석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1회 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카운트 1-1에서 콜로라도 선발 안토니오 센자텔라의 3구째 슬라이더를 휘둘러 오른쪽 담장을 맞추는 안타를 기록했다. 비거리 366피트(112m), 타구 속도가 시속 111.3마일(약 179.1km)에 달할 만큼 빠르게 멀리 날아간 타구였다. 다만 후속타자 무키 베츠의 1루 뜬공 상황에서 2루를 밟지 않고 귀루하는 실수로 아웃돼 아쉬움을 남겼다.
2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베츠 타석에서 3구째 투수 타이밍을 빼앗는 도루로 견제 없이 2루를 밟았다. 그러나 이 도루가 나중에 보크로 정정되면서 58호 도루는 다음으로 미뤘다. 오타니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3점 홈런에 홈을 밟으며 득점을 추가하는 데 만족했다.
오타니는 네 번째 타석에서 재차 도루 기회를 잡았다. 다저스가 8-2 앞선 6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바뀐 투수 제프 크리스웰과 풀카운트 접전을 펼친 끝에 6구째 시속 95.6마일(약 153.9km) 패스트볼을 공략해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우전 안타를 기록했다. 1루에 나선 오타니는 베츠 타석에서 이번에도 3구째 도루를 시도해 여유롭게 2루로 들어갔다. 잃어버린 58호 도루도 되찾았다.
콜로라도와 3연전 중 2경기를 마친 오타니는 158경기 타율 0.310(632타수 196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8도루 OPS 1.040을 마크하고 있다. 남은 한 경기에서 4안타를 추가하면 커리어 첫 200안타, 장타 하나를 더하면 100장타(2루타 38개, 3루타 7개, 홈런 54개)를 달성할 수 있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60도루 달성도 볼거리 중 하나다. 6월까지 82경기 16도루를 기록한 오타니는 7월 이후 76경기 42도루라는 괴력을 발휘해 야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개인 최고 기록이었던 2021년 26도루를 순식간에 넘어섰고, 40도루와 50도루를 차례대로 돌파해 역사상 첫 50-50을 완성했다.
오타니는 50-50을 달성한 뒤 도루 페이스를 더 끌어올렸다. 당시 9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51홈런-51도루를 기록해 60도루는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이후 8경기에서 3홈런-7도루를 추가해 가능성이 꽤 높아졌다. 54홈런과 58도루가 공존하는 것 자체가 상식을 파괴하는 행보인데, 오타니는 그걸 실행에 옮겼다.
'54홈런 타자' 오타니의 도루 기록은 일본 도루왕 두 명의 기록과 비교하면 더욱 놀랍다. 올 시즌 일본은 투고타저의 영향으로 타자들의 지표가 좋지 않다. 그걸 감안해도 리그 도루 1위라면 무게감이 다른데, 오타니가 두 선수의 총합과 맞먹는 상황이라 눈길을 끈다.
현재 일본 프로야구는 센트럴리그 한신 타이거스 치카모토 코지(18도루), 퍼시픽리그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슈토 유코(41도루)가 양대리그 도루왕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치카모토와 슈토의 기록을 합치면 59도루로 58도루의 오타니와 거의 차이가 없다. 참고로 전반기 오타니는 23도루, 치카모토(11도루)와 슈토(32도루)의 총합은 43도루였다. 23대 43이 58대 59까지 좁혀진 셈이다.
한신과 소프트뱅크 모두 5경기가 남지 않은 상황이라 도루 숫자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오타니가 대망의 60도루를 달성하면 일본 양대리그 도루왕의 총합을 넘어서는 그림이 탄생할 수도 있어 관심이 쏠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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