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DNA가 깨어났다.' 몸이 덜됐다는 모마가 34점이라니... 현대건설, 18블로킹 막내팀에 3대2 진땀승. 장소연 감독 데뷔 첫승은 다음에[통영 리뷰]
[통영=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해 V리그 우승팀 현대건설이 달라진 페퍼저축은행에 진땀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은 29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경기서 페퍼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3대2(22-25, 25-23, 27-25, 22-25, 15-11)로 승리하며 첫 승을 거뒀다.
모마가 34점, 양효진과 위파위가 각각 13점씩, 정지윤이 11점, 이다현이 8점 등을 뽑아 모마를 중심으로 주전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페퍼저축은행은 박정아가 27점으로 분투했고, 자비치가 20점, 장위가 14점을 올렸고, 이예림도 13점을 올리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승리에 한 발이 모자랐다. 그래도 무려 18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달라진 높이를 실감케 했다. 장위가 6개의 블로킹을 기록했고, 하혜진이 4개, 박정아와 이예림이 2개씩 올렸다. 자비치도 1개를 더했다. 현대건설도 양효진과 이다현이 4개씩 블로킹을 했으나 이날은 페퍼저축은행의 벽이 더 높아 보였다.
지난시즌 V리그 통합 우승팀인 현대건설은 우승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채 이번 시즌에 2연패에 도전한다. FA 정지윤 나현수를 잡는데 성공했고, 챔피언결정전 MVP인 모마와 재계약했고, 아시아쿼터 위파위와도 재계약을 했다. 현대건설은 그러나 주축인 양효진과 모마의 몸상태가 아직 100%는 아니라 이번 대회를 통해 끌어올리면서 정규리그를 준비한다는 생각이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모마와 양효진은 경기를 하면서 몸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3년 연속 꼴찌를 한 페퍼저축은행은 장소연 감독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아시아쿼터 1순위로 1m96의 장신 미들블로커 장위를 뽑았고, 외국인 선수도 1순위로 1m91의 아포짓 자비치를 영입했다. 국내 에이스 박정아에게 강력한 파트너들이 포진돼 좌,우,가운데 어디서든 공격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갖추게 됐고, 높이가 보강되면서 블로킹에 대한 기대감도 가질 수 있게 됐다.
데뷔전인 장소연 감독은 "기분좋은 긴장과 설렘이 있다"면서 "선수들에게 계속 강조한게 끝까지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었다. 그리고 기술적으로는 6개월 동안 듣기 싫을 정도로 기본을 강조했다. 어택 커버, 연결, 리바운드 플레이 등 이런 부분을 놓치면 안된다고 했다. 이런 것들이 잘 나오면 좋겠다"라고 선수들에게 기대를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확실히 달라진 전력을 보였다. 1세트에서만 무려 5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현대건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끝내 25-22로 이겼다. 박정아가 8득점을 했고, 장위와 자비치가 4점씩을 올리며 1세트를 주도. 현대건설은 모마가 혼자 8점을 올리며 분전했으나 아웃사이드 히터인 정지윤과 위파위가 받쳐주지 못했다.
그러나 2세트엔 현대건설이 모마를 앞세워 반격했다. 몸이 다 올라오지 않았다는 모마는 오히려 다른 선수들 보다 훨씬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혼자 11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다. 페퍼저축은행도 박정아(5득점) 자비치(4득점) 장위(4득점) 등이 활약했으나 범실을 9개나 기록했다. 추격을 이어나갔으나 23-24에서 장위의 서브가 아웃되며 허무하게 2세트를 내줬다.
3세트도 현대건설이 리드하며 앞서나가고 페퍼저축은행이 따라붙는 양상. 19-18에서 현대건설이 정지윤과 양효진의 공격 성공으로 21-18, 3점차로 벌렸지만 페퍼저축은행은 자비치가 스파이크에 이어 모마의 공격을 블로킹하며 1점차로 따라붙었다. 그래도 24-23으로 앞서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던 현대건설은 위파위의 공격이 아웃되며 듀스를 허용. 현대건설은 그러나 모마의 백어택에 이어 양효진의 스파이크로 27-25로 이겨 세트스코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포기하지 않는 페퍼저축은행이 4세트에 다시 앞섰다. 이예림이 깜짝 활약을 펼쳤다. 리시브가 안정적이라 기용된 이예림은 5-5에서 공격으로 3점, 블로킹으로 1점을 뽑아 혼자 4점을 연달아 뽑았다. 이예림의 활약으로 얻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 25-22로 승리, 승부를 5세트까지 이어갔다.
마지막 5세트. 시간이 갈수록 현대건설 쪽으로 기울었다. 4-4 동점에서 자비치의 서브 범실로 앞선 현대건설은 모마의 백어택과 정지윤의 스파이크, 위파위의 시간차 공격으로 8-5까지 앞서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듯했다. 이어 서로 미스 플레이가 나오며 9-8의 접전.
이때 양효진이 에이스의 힘을 보였다. 속공으로 길게 뽑아 코트 끝에 꽂더니 곧이어 다이렉트 킬로 연속 득점을 했다. 이어 자비치의 스파이크를 받아낸 위파위의 디그가 페퍼저축은행 코트에 들어가는 행운까지 겹쳐 12-8까지 벌어졌다. 14-11에서 모마의 스파이크로 경기를 마무리.
통영=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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