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견을 듣는다] "민주, 금투세 유예 결론 개연성 높아… 전면 폐지가 정답"

강현철 2024. 9. 2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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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는 징벌적 세금, 공제한도 15억 수준 높이는 게 바람직
성장·고용·물가 등 지표 나아졌지만 생활물가·자영업자가 문제
기업 규제 근본적으로 철폐, 경제 마인드 진작시키는 게 급선무
尹정부 "꼭 해야 할 일 하려는 게 文과 다른 점" 가점 줄 수 있어
민주당 25만원 지원은 경제부양 효과 없는 생색내기 쇼에 불과
한은, 美 연준 빅컷 전 기준금리 선제 인하해 경제 활력 높였어야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이슬기기자 9904sul@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이슬기기자 9904sul@

[]에게 고견을 듣는다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금융투자소득세가 부과되면 증권시장의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습니다. 차제에 마땅히 폐지해야 합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실에서 만난 송언석(61) 위원장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금투세 문제부터 꺼냈다. 금투세 내년 시행 여부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빨리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 위원장은 또 종합부동산세는 징벌적 세금으로 공제한도를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보다 다소 높은 최소 15억원 수준으로 상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와 관련해선 성장이나 물가, 고용·실업률 등 거시지표는 어느 정도 나아졌지만 생활물가와 자영업자 등이 문제라며 정부가 이런 부문을 더 고민해 경제정책을 끌고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론 저출생 고령화가 가장 큰 문제라며 기업 발목을 붙잡는 규제를 근본적으로 철폐해 경제하려는 마인드를 진작시켜주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가업 승계를 가로막는 상속세 부담도 완화시켜 줘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려야 한다고도 했다.

송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 성적표에 대해선 "연금 개혁 등 꼭 해야 할 일을 하려고 한다는 게 과거 정부와 다른 점"이라며 이런 부분에 가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은 경기부양 효과가 없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입법이라며 생색내기 쇼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밖에 "한국은행은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기준금리를 '빅컷'(0.5%포인트 인하)하기전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췄어야 했다"며 "부동산 경기 자극 등의 부작용은 있겠지만 자영업자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해주려면 시급히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송 위원장은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 석·박사를 수료했다. 최상목 경제 부총리와는 서울대 법대 동기로 '법경제학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29회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제2차관을 거친 재정통이다. 2018년 김천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발을 디뎠다. 21대, 22대 3선 의원이다. 자유한국당 원내부대표를 거쳐 국민의힘 원내 수석부대표, 21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맡아 당내 주요 정책을 주도했다. 22대 들어선 기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먼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시행일이 내년으로 다가오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 근거는 뭔가요?

"금융투자소득세는 1400만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금융투자, 주식 투자 미래를 비관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벌써 거액 투자자를 비롯해 일부는 한국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 시장으로 탈출하는 건 지능순'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죠. 더불어민주당에서 얘기하듯 금투세 과세대상이 15만명으로 1% 정도 숫자밖에 안된다 하더라도 보유주식을 기준으로 한다면 시가총액의 7%를 넘고 있습니다. 거액 투자자가 빠지면 주식투자 시장의 기반이 붕괴될 우려가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차제에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시장의 혼란은 불확실성에서 초래됩니다. 내년부터 과세하는 것으로 돼있는데 민주당의 입장이 왔다 갔다 합니다. 이재명 당대표가 본인 입으로 직접 금투세를 완화한다 또는 유예한다 이런 표현을 썼는데 진성균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한쪽에선 정상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유예하거나 하는 것은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다 이런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금투세와 관련된 민주당의 진의가 뭔지 알기 어렵습니다."

- 민주당내에선 최근 금투세를 둘러싼 '역할극 토론회'도 개최했습니다.

"금투세 폐지는 아예 대상이 없었고 시행하자 또 유예하자 두 팀으로 나눠 토론을 했는데 유예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합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며 기재위 소속인 정성호 의원은 폐지하는 게 맞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처럼 원내 다수당의 입장이 불확실하다는 것 자체가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봅니다. 국민의힘은 시장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금투세는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위원장님 말씀대로 민주당의 스펙트럼이 다양한데 유예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되면 국민의힘 입장은 어떻게 되나요?

"민주당이 유예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개연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은 폐지해야 맞다고 봅니다. 개인 투자자를 비롯해 주식 투자하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더 경청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종합부동산세(종부세)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종부세 폭탄으로 부담을 느낀 국민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선 재산세와 함께 종부세를 부과하는 건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얼마 전 위원장님께서는 1주택 공제액을 15억원으로 상향하고, 다주택 중과 폐지를 골자로 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발의하셨는데 종부세는 어떤 방향으로 개편하는 게 맞다고 보십니까?

"종부세는 우리 세법 체계에서 원래 존재하지 않았던 세금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부동산 투기가 과하게 진행되면서 한 개인이 많은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돼 도입됐습니다. 종부세는 부동산 투기 특히 주택에 대한 투기성 수요를 막기 위한 법입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정책을 26번을 했는데 다 실패해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폭등했습니다. 수요 조절 정책이 오히려 가격을 폭등시키는 결과를 낳았거든요. 2017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6억708만원이었는데 2022년에는 12억7818만원으로 2배 이상이 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의 결과로 부동산 가격 특히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평균적으로 2배 뛴 거죠. 이는 과거 종부세 대상이 안됐던 아파트들이 다 종부세 대상이 돼버렸다는 얘깁니다. 평범한 중산층이 가지고 있는 서울 아파트도 종부세 대상이 된거죠. 그래서 그걸 바로잡자는 겁니다. 종부세 납세 인원은 2022년도 128만3000명으로 2017년 39만7000명에 비해 3.2배입니다. 납부 금액도 6조7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에서 4배나 늘었죠. 이런 징벌적인 조세를 계속 가져가는 것은 선량한 중산층 시민들에게 너무 과도한 부담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3주택 이상의 다주택자는 중과세하는데 이를 1주택과 마찬가지로 전부 통합해야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지금 1주택 기본공제 금액이 12억원으로 돼있는데 12억원은 서울 시내 아파트의 평균가격입니다. 그래서 올렸으면 하는데 한꺼번에 많이 올리면 부자감세라는 반대 여론이 생길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15억원 정도까지는 공제해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느냐는 법안을 낸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1세대 1주택의 경우에는 종부세에서 빼줘야 된다라고 하는 의견이 나왔었죠. 아마 박찬대 원내대표가 직접 발언했을 겁니다. 민주당에서 법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15억원 정도까지는 올리는 게 적절하지 않겠나 해서 법안을 발의하게 된 겁니다."

- 정치와 경제를 두루 아는 전문가로 평가되시는데 전반적인 거시 경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여러지표들을 보면 전체적으로는 괜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올 성장률은 2.5~2.6%로 예상되고, 고용률은 올라가고 실업률은 내려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수출도 호조입니다. 반면 민생 경기는 그렇게 좋지 않다는 걱정들이 많습니다. 특히 생산자물가나 소비자물가는 2%대로 안정돼 있는 반면 외식 등 생활물가가 상당히 많이 올라가 있습니다. 추석 때 과일, 사과가 파동이 났고 최근에는 배추 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의식주에 꼭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한 물가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생활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는 게 문제입니다. 정부가 좀 더 고민해 경제정책을 끌고 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그리고 돌파구는 없겠습니까?

"저출생 고령화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의욕을 갖고 경제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면 그만큼 경제의 역동성이 커지지만 그 숫자가 줄어들면 경제가 활력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저출생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도 상당히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경제하려는 마인드를 진작시키는 일입니다. 경제를 이끄는 산업체, 기업체, 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이 열심히 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것을 북돋아줘야 합니다. 우리는 시장경제질서를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정부가 나서 이건 이렇게 해라 저건 저렇게 해라 지시 명령하는 경제가 아니잖아요. 경제하려는 마인드를 진작시키는 건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경제부처에서 금융이나 세제, 재정 등을 지원하는 것도 있지만 기업가들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근본적으로 철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업하시는 분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라든지 고용 관련 법령 등의 얘기를 많이 하십니다. 노조의 힘이 워낙 강한 반면 기업가들을 지지해주는 법제는 상대적으로 약화돼 있다고들 해요. 기업가들이 훨훨 날 수 있도록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들을 줄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또 기업을 키운 기업인이 은퇴하고 다음 세대한테 물려줘야 되는데 상속세를 어마어마하게 내야 됩니다. 최고세율이 50%이니 두번만 상속하면 기업을 유지시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회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만듭니다. 이런 시간과 정성을 기업을 오롯이 키우는 데 쓸 수 있도록 한다면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사람들을 고용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세금도 더 많이 낼 수 있고 선순환이 됩니다. 애석하게도 이런 부분이 취약해 경제가 역동성을 잃고 활력을 잃고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 정부는 자유시장경제의 확립,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와 세금 감면 등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내세워 왔습니다. 노동·연금·교육 개혁 등도 추진해왔는데 지난 2년여 정부의 국정 성적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답변하기 쉽지 않은 질문입니다. 저는 지난 문재인 정부 때와 비교했을 때 '꼭 해야 할 일은 하려고 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금 개혁 같은 경우에는 지난 정부때 했어야만 했는데 아예 손댈 생각을 안 했죠. 연금 개혁을 하게 되면 젊은 층에서는 돈을 더 내야 되고, 그리고 나중에 받을 수 있는 돈은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게 현실 아니겠습니까? 표가 안 되거든요. 하지만 표가 안 된다고 일을 안하면 결국은 다 같이 망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정부가 연금 개혁안을 냈다는 사실만 봐도 윤석열 정부는 꼭 필요한 일을 하려는 정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100점을 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상당히 가점을 줘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봅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볼 때마다 국민들께 좀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설득하려고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듭니다."

- 정부와 여당은 재정건전화에 역점을 두는 반면 야당은 전국민 25만원 지급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국민 25만원 지급이 어떤 문제가 있나요? 그리고 민주당이 최근 단독 통과시킨 지역화폐법에 대해 국민의힘은 반대하는 입장인데 왜 그렇습니까?

"지역 화폐라는 용어는 잘못된 것입니다. 정식 명칭은 지역사랑상품권입니다. 지역상품권은 백화점 상품권과 같은 하나의 상품권에 불과합니다. 지역화폐로 부르는 것은 국민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정부 때 한국은행 인천본부에서 인천에서 발행한 지역상품권의 효과를 분석해봤습니다. 그 결과 인천 내에서 소비는 다소 늘었지만 인천 거주자들의 자기 카드 사용은 줄었습니다. 상품권을 나눠주니 내가 써야 될 돈을 상품권이 대체한 셈입니다. 대신 인천 지역 사람들의 타 지역 지출은 증가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소비 유입 효과는 오히려 마이너스였죠. 한은 인천본부는 지역상품권이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효과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조세재정연구원도 한 곳에서만 지역상품권을 하게 되면 다소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전국에서 다 똑같이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지역상품권 발행이 경제 전체로 효과가 없다는 게 반대하는 첫번째 이유입니다. 두번째는 1인당 25만원의 현금을 나눠주는 건 전형적인 포퓰리즘일 뿐이지 바람직한 민생 또는 경제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25만원이면 13조원, 30만원이면 17조원으로 13조원에서 17조원 정도의 재원이 소요됩니다. 2020년 코로나 때처럼 재난에 대해 보상 내지는 위로금 성격으로 현금을 나눠준 사례가 있긴 합니다만 그런 게 없는 현재 상태에서 현금 내지 지역상품권을 나눠주는 것은 포퓰리즘입니다. 셋째 더 중요한 것은 헌법상 예산권은 정부에 있다는 점입니다. (민주당의) 25만원법은 예산으로 돈을 확보해 국민에게 나눠주라는 건데 정부가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가 심의해 확정하는 헌법의 규정에 정면으로 위배됩니다. 민주당이 25만원 살포법을 임의로 하는 것은 여야 간 또는다수당 1당 2당 간 서로 협의해 법을 통과시키는 관행을 무시한 것이고 ,국민들을 향한 생색내기 쇼에 불과합니다. 이재명 당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이 되다 보니 윤석열 정부를 '디스'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사기성 입법이라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 정부는 재정건전화를 위해 내년 예산도 긴축 편성하는 등 지출 줄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부채가 GDP(국내총생산)의 45%를 넘어서는 등 여전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재정건전화법 입법과 함께 세수 확충 방안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다 맞는 얘기입니다. 재정 건전화를 위한 재정준칙 도입은 당연히 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이계속 법안을 내고 했지만 민주당은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합의가 될 듯하다 막판에 무산됐는데 재정준칙은 꼭 필요합니다. .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보내놨는데 내년 예산안에서도 관리재정수지가 마이너스 3%보다 더 큽니다. 야당에선 이를 두고 재정준칙을 주장하지만 여당도 예산상 지키지 못하지 않았느냐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거꾸로 재정준칙이 있었다면 정부도 관리재정수지를 3.0% 이상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해 예산안을 해왔을 겁니다. 따라서 여야가 합의해 재정준칙을 이번에 도입하자고 국민의힘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정수지를 맞추는 것은 지출을 줄이는 측면이 있고 또 수입을 늘리는 면이 있습니다. 세수 확충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세수 확충을 위해 세금을 더 때리는 그런 입법을 해선 안됩니다. 그보다는 투자나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 새수를 늘리고, 성장도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기업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풀어주고, 세대 간 재산이전을 좀 더 활력 있게 할 수 있는 가업 상속 공제 이런 부분들을 보완해준다면 기업가들이 더 열심히 기업을 키우고 투자를 해 일자리도 많이 만들고 세수도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미국 레이건 대통령 시절 공급주의 경제학이라는 것도 있었잖습니까? 우리나라에 맞다 안맞다를 떠나 기업들을 활성화시키는 지원 조치를 함으로써 세수도 확충시키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 얼마전 미 연준이 '빅컷'을 단행하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시작됐습니다. 기준금리 결정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 권한이지만 위원장님 개인 의견은 어떻습니까?

"당연히 내려야 합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우리가 따라 내릴 것이 명약관화하지 않습니까? 미국이 내리기 전 우리가 선제적으로 0.25%포인트라도 내리는 게 좋다고 보고 제가 지난 5월 보도자료도 내고 한은쪽에 의견도 전달했는데 한은 총재는 고민이 참 많으신 분 같아요. 부동산이 꿈틀대고 가계부채도 다시 늘어나고 있는데 금리를 내리면 투기가 몰아치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많이 하시더군요. 부동산이 움직이는 것은 금리의 영향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영업자 나 소상공인들이 금리 부담 때문에 일을 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점입니다. 직원들 월급 주기 쉽지 않고, 대출 이자를 갚아야 되고, 한 사람 인건비를 벌기도 쉽지 않습니다. 경제가 안좋아지면 직원없이 하는 1인 자영업자가 늘어납니다. 그런데 지금은 1인 자영업자도 줄고 있습니다.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시장도 감안해야 하지만 현 상황에서 더 많이 고통받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을 고려해 금리를 내려줘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이 경기침체가 심하게 올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0.5%포인트를 한꺼번에 내렸습니다. 우리가 먼저 선제적으로 그런 조치를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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